고강도 구조조정, 은행 충당금 2.2조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2010.06.25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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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개사 은행 여신 11.9조 충당금 부담↑..."건전성 문제없어" 2Q순익 줄듯

건설사 등 대기업 구조조정 대상이 확정된 가운데 채권은행 부담도 덩달아 크게 늘어나게 됐다. 구조조정 대상 기업에 대한 여신의 상당액이 은행에 집중돼 있어 쌓아놔야 할 대손충당금이 크게 불었기 때문이다.

25일 금융당국과 채권은행들에 따르면, 건설사 16개 등 65개 대기업에 대한 금융권의 전체 여신은 모두 16조7000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은행이 11조9000억원으로 가장 많다. 이밖에 저축은행 1조5000억원, 여신전문금융회사가 7000억원 정도의 돈을 구조조정 대상 기업에 빌려줬다.



금융당국은 은행권 전체 여신 중 약 18.5% 수준인 2조2000억원의 충당금을 쌓아야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구조조정 추진에 따른 금융권 충당금 추가 적립소요액은 모두 3조원인데 은행권이 2조2000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그러나 은행권의 손실 흡수 여력을 감안할 때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시 은행권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은 약 0.21%포인트 하락에 그칠 것이란 게 금융당국의 설명이다.



다만, 예상보다 충당금 부담이 크게 늘어난 만큼 은행들의 2분기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적지 않을 전망이다. 이번 구조조정의 간사은행을 맡고 있는 우리은행이 경우 지난 1분기 약 5000억원의 충당금을 쌓았다. 그러나 2분기엔 구조조정의 영향으로 충당금 규모가 대폭 늘게 됐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기업 고객이 많은 데다 건설사 등 구조조정 대상 기업 중 거래업체가 많아 충당금을 상당폭 많이 쌓아야 한다"며 "2분기 순익도 큰 폭으로 감소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지난 1분기 4120억원 수준의 충당금을 쌓았던 국민은행도 마찬가지로 충당금이 적잖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구조조정 기업 익스포저(위험 노출액)이 적어 충당금 부담이 거의 없다는 입장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1분기 2060억원 정도의 충당금을 쌓았지만 2분기엔 오히려 2000억원 미만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하나은행도 1분기 충당금 전입액이 1400억원 가량이었으나 2분기엔 그보다 소폭 늘어나는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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