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나베이샌즈호텔은 쌍용건설의 기술보증서"

머니투데이 싱가포르=전예진 기자 2010.06.23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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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 호텔을 시공한 쌍용건설의 김석준 회장

↑ 지면에서 최고 52도 기울어져 '현대판 피사의 사탑'으로 불리는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 호텔. 쌍용건설은 적정 공사기간인 48개월 보다 빠른 27개월 만에 완공해 한국의 기술력을 입증했다. ⓒ쌍용건설↑ 지면에서 최고 52도 기울어져 '현대판 피사의 사탑'으로 불리는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 호텔. 쌍용건설은 적정 공사기간인 48개월 보다 빠른 27개월 만에 완공해 한국의 기술력을 입증했다. ⓒ쌍용건설


"전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건물을 짓겠다."는 건축가의 꿈이 이뤄졌다.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MBS) 호텔을 설계한 이스라엘 건축가 모세 샤프디는 "두 장의 카드가 서로 기댄 모습에 착안해 설계된 이 호텔이 실제로 건설되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은 경이로운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이 꿈을 완성한 것은 싱가포르에서 고급건축물 시공으로 입지를 다져온 쌍용건설이다. 김석준 쌍용건설 회장은 23일 그랜드 오픈을 하루 앞둔 22일 "MBS호텔은 쌍용건설의 기술력 보증서"라고 말했다.



↑쌍용건설 김석준 회장↑쌍용건설 김석준 회장
▶2007년 9월 수주 이후 2년 여 만에 MBS호텔을 완공한 소감
=건설업계에는 '건축가의 꿈은 시공자의 악몽'이라는 말이 있다. 공사기간 동안은 최고 난이도 시공에 무너질까 노심초사하며 두발 뻗고 자지 못했는데 오픈을 앞두고서는 설렘과 기대감에 잠을 못 이뤘다.

사실 호텔은 일찌감치 영업을 시작했지만 어제 처음 호텔에서 묵었다. 현재 MBS복합리조트 내 호텔은 석 달, 컨벤션 센터는 1년 째 예약이 꽉 차 있다. 어제(21일) 타워3 17층에서 잤는데 잠이 안 오더라.(웃음)



▶해외 유명 건설사와 경쟁해 MBS호텔 공사를 수주하고 완공한 의미는
=기술력 보증서를 받은 것이다. 쌍용건설이 높은 가격에도 공사를 수주할 수 있었던 이유는 구조안전 전문업체나 강선 전문업체, 계측 전문가들을 아웃소싱한 덕분이다.

특히 가설공사공법이 승리의 원인이다. 위험이 컸지만 자신이 있었다. 건설회사는 다 비슷하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기술 차이가 많다. 고층건축의 경우 기술이 없으면 입찰자체가 안되고 안전이 보장 안되므로 정형화해서는 안 된다.

조직력도 인정받은 것이다. 집중력과 조직력이 없으면 안 된다. 순간 스퍼트 능력이 중요하다. 발주처에서는 빨리 완공하는 것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공기단축 능력이 중요하다.


MBS 완공의 의미는 첫째 안전담보, 둘째 공기단축이다. 싱가포르는 안전재해에 대한 관리감독이 매우 까다로운데 공사 기간 동안 단 한건도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 공사 일일 최대 출역 인원은 미국, 영국, 호주 등 10여 개국 6000명에 이르는데 언어소통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음에도 1000만 시간 무재해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MBS호텔의 수명과 준공 후 안전보장과 관리는
=디자인을 추구하다보니 MBS호텔은 경제성이 별로 없다. 건물수명은 맨해튼 고층빌딩이 100년 넘었지만 잘 버티고 있는데 그 이상 갈 것으로 본다. 리노베이션은 하지만 골조는 문제없다. 설계자의 철학을 건설사가 이해한 게 아니라 공학적으로 이해했기 때문이다.



건물이 52도 기울기의 최고난이도로 지어지다보니 완공 후 건물에 이상이 생기면 어떻게 하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설계자는 완공 후의 안전을 담보해야 한다. 이미 준공 승인이 났다. 공사에 하자가 없다는 사실을 인정받고 넘긴 것이다.

▶쌍용건설의 해외사업 진행상황과 앞으로 계획
=2년 전 GE 이멜트 회장이 앞으로 전 세계 인프라 투자가 10~15년 안에 100~150조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얘기했다. 시공사에서 30~40%만 남긴다고 해도 충분히 경제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MBS복합리조트 사업의 발주처인 샌즈 그룹과 마카오에서 공사도 얘기 중이다. 3차 투자 존에 들어와 달라는 요청이 있었다. 센던 아델슨 샌즈 회장이 아시아에 관심이 많다.



MBS호텔은 이제 쌍용건설의 대표주자다. 5~10년 동안은 이 프로젝트의 영향은 계속 이어질 것이다. 그 후에는 싱가포르 도심 마지막 매립지역인 사우스로드가 있다. 이곳에 가치공학(밸류엔지니어링)해서 발주처와 미리 기술협의를 하고 사전시공(pre-construct)까지 나갈 계획이다.

앞으로는 그 나라 최고 랜드마크만 입찰할 것이다. 아부다비도 좋은 대상이다. 사우디의 80층짜리 건물도 들어갈 예정인데 결국은 가격 싸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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