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 타운하우스 단지내 '극과극' 경쟁률‥왜?

머니투데이 장시복 기자 2010.06.19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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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든힐스' 경쟁률 688대 1과 미달 단지 공존‥"파격 설계 영향"

판교 타운하우스 단지내 '극과극' 경쟁률‥왜?


같은 단지 안에서도 최고 1순위 688대 1과 최저 순위 내 미달의 '극과 극' 청약 경쟁률을 보인 사례가 나와 그 배경에 궁금증이 쏠리고 있다. 바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판교신도시에 마지막 물량으로 공급한 고급 타운하우스 '월든힐스'가 그 주인공.

19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월든힐스는 지난 15일 총 300가구 모집에 3430명이 몰려 평균 11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 단지는 △B5-1블록 전용 109~193㎡ 98가구 △B5-2블록 전용 147~231㎡ 100가구 △B5-3블록 전용 143~207㎡ 102가구 등으로 이뤄졌다.



이중 5-1블록의 전용 127㎡은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이며 1순위에서 마감했다. 성남시 물량인 1가구 모집엔 279명이 신청해 경쟁률이 279대 1이었고 서울·인천 물량인 1가구 모집엔 총 688명이 대거 몰려 경쟁률이 688대 1에 이르렀다.

5-1블록이 98가구 모집에 3025명이 몰려 평균 30대 1로 경쟁률을 보였고 102가구를 모집한 5-3블록은 360명이 신청해 모두 1순위에서 마감했다.



반면 5-2블록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 블록은 13개 타입 중 12개 타입이 2순위까지 미달사태가 이어졌다. 특히 전용 172.9㎡의 경우 4가구 모집을 했지만 미달 됐다고 3순위에서 그나마 1명이 신청을 하는데 그쳤다.

일단 평균 경쟁률이 높았던 것은 좋은 입지와 저렴한 분양가의 힘이 크게 작용했다는 평가다. 서판교의 청계산 자락에 위치해 주변 환경이 쾌적하고 교통도 편리하다. 분양가는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 △B5-1블록이 3.3㎡당 1970만원 △B5-2블록이 3.3㎡당 1882만원 △B5-3블록이 3.3㎡당 2010만 선으로 주변에 비해 300만~400만원 저렴하다.

신영수 한나라당 의원은 지난 16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월든힐스의) 분양가를 아무리 싸게 잡아도 최소 3.3㎡당 2000만원대 중반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지만 2000만원이하로 책정됐다"며 "가구당 약 1억원씩 총 300억원의 원가손실을 감수한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도 "국제현상공모를 해서 건축비가 상당히 많이 들어갔지만 분양가상한제 때문에 원가를 다 회수하지 못하고 분양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해 우회적으로 인정했다. 정부마저 '청약 로또'를 인정한 단지인만큼 부동산 시장 불황에도 대박을 터뜨릴 수 있었던 셈이다.

다만 5-2블록의 경우 3개 블록 중 가장 낮은 분양가에도 불구하고 최저의 경쟁률을 기록한 것은 '너무 앞서나간' 설계 때문으로 분석된다. 월든 힐스는 국제현상 공모를 통해 선정된 세계적 건축가들이 디자인을 선보였다.



이 중에서도 5-1블록의 페카헬린(핀란드)와 5-3블록의 마크맥(미국)이 실생활과 밀접한 설계를 한 반면 5-2블록 야마모토리켄(일본)은 실험적 성격이 강해 일반 수요자들의 거부감을 일으켰다는 평가다.

사방의 벽이 통유리로 돼 있는 등 디자인이 파격적이고 에너비 비효율성과 사생활 침해에 대한 우려도 나오기도 했다.LH 관계자는 "예술가나 건축가들이 소호(SOHO) 사무실 등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판매 마케팅을 짜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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