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위원장=국가는 보수적인 집단이다. 따라서 국가를 움직이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구성원들이 공감할 수 있는 공통분모와 주제를 잡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예컨대 10년 뒤면 전체 초등학교 1학년 어린이 5명 중 1명은 혼혈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을 근거로 다문화사회 캠페인을 실시할 수 있다. 이런 주제를 잡아서 국민적인 응집력을 만들어 내는 게 국가브랜드를 형성하는데 있어 대단히 중요하다.
▶사회=오는 11월 서울에서 'G20 정상회의'가 열린다. 국격을 높이는 좋은 기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정 사장=G20을 개최하면서 이를 지나치게 국가브랜드를 올리는데 활용하려고 하면 오히려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본다. 의장국으로서 의제를 발제하고, 회담을 잘 이끌어가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역할은 충분하다. 이미 서울에서 G20이 열린다는 사실만으로도 70%가량은 국가브랜드 향상에 기여한 거다.
▶어 위원장=맞는 말이다. 여론조사를 해보니 G20을 개최한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고 외국인들에게 한국에 대한 호감도를 물어봤을 땐 응답자의 46%가 호감을 표했다. 그러나 G20을 개최한다는 사실을 알리고 조사했을 땐 호감도가 64%까지 올라갔다. G20을 개최한다는 사실만으로도 국가브랜드 제고 효과가 상당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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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윤대 위원장과 정태영 사장이 여의도 현대카드 본사 내 슈샤인(Shoe shine)에서 구두를 닦으며 담소를 나누고 있다. 현대카드는 지난해 사내 시설에 대한 리노베이션을 실시하면서 이 같은 슈샤인을 설치했다. 미국 뉴욕 출장 중 방문한 록펠러센터 내 슈샤인 시설을 보고 영감을 받은 정 사장이 직접 설치를 주문했다. 사진=유동일 기자
▶어 위원장=한국사회는 지난 40여 년 동안 역동적으로 변화하고, 발전했다. 그런데 너무 역동적이다 보니 피로증이 생겼다. 변화를 흡수하면서 성장해야 하는데 그럴 여유를 갖지 못했다. 이제 국가와 개인이 가야할 길을 재정립하는 작업이 필요한 시점이다.
▶정 사장=우리 사회에 개혁과 혁신에 대한 강박증이 심하다. 무엇을 혁신할지, 무엇을 바꿀지 잘 가려서 하는 게 보다 중요하다.
우리는 개혁과 혁신 강박증 너무 심해..즐기면서 꿈 실현하는 게 중요
▶어 위원장=맞다. 우리가 조금 조절해서 갈 필요가 있다. 역동적 발전으로 인한 부작용이 상당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의 앞날은 여전히 희망적이다. 특히 젊은 세대를 보면서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얼마 전 젊은이들로 구성된 해외봉사단 행사에 참석한 적이 있었는데, 사회의 공공적 가치에 대한 이들의 의식이 상당히 성숙하다고 느꼈다. 자신들의 활동을 자랑할 법도 한데 "오히려 우리가 많이 배우고 돌아왔다"고 얘기했다. 캐서린 스티븐슨 주한 미국대사도 젊은 시절 한국에서 봉사하다가 결국 대사로 우리나라에 다시 오지 않았나. 이제까지는 소위 스펙을 잘 갖춰야 성공한다고 했는데 지금은 전혀 그렇지 않다.
이번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김연아 이상화 모태범 선수들이 보여준 것처럼 우리 젊은 세대는 이전과는 전혀 다른 세대다. 즐기면서 꿈을 실현하는 이런 젊은이를 키운 우리 사회는 더 발전할 가능성을 갖고 있는 것이다.
▶사회=오랜 시간 동안 좋은 말씀 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약력
어윤대 위원장 △1945년 경남 진해 출생 △경기고·고려대 경영학과 졸 △美 미시간대 경영학 박사 △한국금융학회 회장 △한국금융연구원 국제금융센터 소장 △한국경영학회 회장 △고려대 15대 총장 △대통령직속 국가브랜드위원회 초대위원장(현)
정태영 사장 △1960년 서울 출생 △고려고·서울대 불어불문학과 졸 △美 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MIT) 경영학 석사(MBA) △현대정공 멕시코공장(HYMEX) 대표이사 △기아차 자재본부 본부장 △현대기아차 구매총괄본부 부본부장 △현대카드 대표이사 부사장 △현대카드·캐피탈 대표이사 사장(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