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3.39% 'u-보금자리론' 1분에 한명 이상 가입

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 2010.06.16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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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외면한 대출상품...첫 날 서버 마비 우려

주택금융공사가 지난 14일 내놓은 'u-보금자리론'이 인기를 끌면서 시중은행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15일 금융계에 따르면 'u-보금자리론' 출시 첫날인 14일 총 877건(1106억 원)이 접수됐다. 지난 1일부터 2주간 임시 접수를 받은 결과 5000명이나 몰린 것을 감안하면 당분간 하루 평균 700∼800건 정도 신청 건수가 집계될 것으로 보인다. 1분에 한 건 이상 접수되는 셈이다.

연3.39% 'u-보금자리론' 1분에 한명 이상 가입


u-보금자리론이 이처럼 인기를 끄는 것은 금리가 낮기 때문. 연3.36%(변동금리 기준)에서 출발한 뒤 15일 코픽스 기준금리가 0.03%포인트 오른 탓에 3.39%가 적용되고 있다. 국내에서 취급하는 주택담보대출 상품 중에서 금리가 가장 낮다. 공사가 직접 채권관리를 통해 대출 원가를 낮춤으로써 공사가 현재 취급하고 있는 저금리 상품(금리설계 보금자리론)보다 0.2%포인트 더 낮다.



공사 관계자는 "하루 평균 문의 전화가 600건 이상 걸려오고 있고 해당 부서는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라며 "어제 인터넷으로 접수를 시작했는데 신청자들이 한꺼번에 몰려 서버가 마비되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그는 "고객들이 요즘 금리 0.1%라도 저렴한 상품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 판매 창구가 적어 아쉽다"고 말했다.

하지만 주택금융공사의 여러 상품을 위탁받아 판매해온 은행들은 이 상품만큼은 절대 팔 수 없다고 거부한 상태다. 고객을 뺏길 수밖에 없는 탓이다. A은행 관계자는 "고객들은 금리 0.1%에 주거래은행을 바꾼다. 0.5%포인트 이상 낮은 다른 회사 상품을 어떻게 팔겠느냐?"며 하소연했다.



현재 'u-보금자리론'을 취급하는 금융회사는 기업은행 (14,240원 ▲150 +1.06%)삼성생명 (99,900원 ▼500 -0.50%)으로, 은행 중에서는 기업은행 한 곳뿐이다. 시중은행들은 위탁 판매를 거절했다. 은행 입장에서는 이 상품을 취급하다 고객들을 뺏길 수 있어서다. 그렇다고 역마진을 감수하면서까지 공사처럼 금리를 낮출 수도 없다.

반면 기업은행은 만면에 미소를 짓고 있다. 고객들이 이 대출을 받기위해선 기업은행 일반 예금 통장을 개설해야하기 때문. 부수적인 영업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개인금융 영역을 넓히고 있는 기업은행으로선 좋은 기회인 것이다.

한편 무주택자를 대상으로 하는 이 상품은 집을 한 채 소유한 사람도 신청할 수 있다. 다만 2년 내 집을 처분할 경우에만 가능하다. 예컨대 기존에 살던 85㎡ 아파트를 팔고 102㎡로 집을 넓히고 싶을 때 신청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주택 소유자만 대출이 가능했던 것을 배우자의 주택을 담보로도 대출이 가능토록 변경했다. 이용 고객 범위가 확대된 것. 이용 고객 편의성 제고를 위해 차입자 연령제한을 만 20~65세에서 만 20~70세로 완화했다. 대출금 상환방식도 균등분할상환방식 이외에 새내기 직장인 등 사회 초년생에게 유리한 체증식(처음엔 조금씩 상환하다가 연봉이 많아질 수록 많이 상환하는 방식)을 추가했다.

공사 관계자는 "최초 시점에서 3년 동안 변동금리에서 고정금리로 갈아탈 수도 있다"며 "출구전략이 예상되는 시점에 이 상품을 이용하면 가계 부담이나 경제 충격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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