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대 높은 아가씨들, 시부모가 맘에 안 드나" = 경기도 안양에서 20년 넘게 생선을 팔아 온 최모(57)씨는 장남 김모씨(35)와 함께 산다. 부부가 함께 운영하는 생선가게는 시장의 터줏대감으로 자리 잡으며 두 아들을 대학 보내고 남부끄럽지 않은 집도 장만하게 해 준 소중한 일터다. 그러나 최씨는 요즘 일을 그만둘까 고민 중이다. 키도 크고 대기업 연구원으로 근무하는 번듯한 장남이 왜 결혼을 못할까 고민하다 "내가 비린내 나는 생선이나 만져서?"라는 생각에 닿았기 때문이다.
◇"아들 시집살이가 '시부모 저리가라'에요" = 경기도 남양주시에 사는 최모(64)씨는 함께 사는 노총각 외아들 권모(41)씨와의 관계가 악화돼 하루하루가 살얼음판이다. 2년 전 남편이 지병으로 사망한 후 '제 2의 인생'을 살아야겠다고 마음먹은 것도 잠시, 독립해 살던 권씨가 어머니를 혼자 둘 수 없다고 고집해 함께 살기 시작했다. 지방공사 직원으로 근무하는 권씨는 겉으로는 번듯하지만 최씨가 보기에는 '따라 다니며 챙겨야 하는 철없는 아들'이다.
◇"미혼의 삶 편해도 결혼기대는 부담" = 결혼하지 않은 아들에 대한 부모들의 걱정이 깊은 이유는 남자는 빨리 결혼할 수록 경제적 기반을 마련하고 정서적 안정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 사회적 통념 때문이다.
최근 결혼정보업체 비에나래가 '미혼남녀가 듣는 결혼에 대해 듣는 충고'를 조사한 결과, 남자는 '최대한 빨리하라'(22.6%)와 '빨리 하는 편이 낫다'(27.0%)가 절반을 넘었다. '늦지 않게 하라'는 충고도 40.7%였다. 반면 여자의 경우 '늦게 하는 편이 낫다'(29.4%)거나 '최대한 늦게 하라'(19.4%)는 응답이 48.8%를 차지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미혼인 공무원 서용석(35)씨는 "'결혼은 언제 하냐'는 부모님의 말씀을 들을 때마다 '내가 불효하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며 "개인적으로는 미혼의 삶이 불편하지 않지만 결혼이 필수적인 통과 의례라는 사회적 시선과 가족의 기대를 모른척하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