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반전 드라마'…사상초유의 '초박빙'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2010.06.02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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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vs 한명숙, 경기도 '접전'…충청·강원·경남 '예측불허'

6.2 지방선거에서 사상 초유의 '초박빙' 승부가 전개됐다. 출구조사 결과, 전국 16개 시.도지사 중 최대 승부처인 서울시장, 경기지사 선거에서 예측불허의 '초접전'이 펼쳐졌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텃밭인 영호남에서 강세를 보였지만 충남 충북 경남 강원 등 상당수 지역에서 박빙 득표전을 벌였다. '천안함 침몰사고'와 '안보심리' 강화로 여권 후보들이 낙승할 것이란 관측을 무색케 하는 결과다.



이번 지방선거 투표율(54.5%)이 1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된 가운데 야당 성향의 2~30대 유권자들이 적극 투표에 참여한 결과로 풀이된다.

2일 오후 6시 투표 마감과 함께 방송3사(KBS·MBC·SBS)가 합동 조사해 발표한 출구조사 결과,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각각 5곳, 자유선진당이 1곳에서 승리할 것으로 예상됐다. 서울 등 5개 광역단체는 '초경합지'로 분류됐다.



서울시장의 경우 오 후보(47.4%)와 한 후보(47.2%)는 0.2%포인트 차이의 초접전을 벌인 것으로 예측됐다. 초반 개표가 진행 중인 이날 밤 10시 현재 오 후보와 한 후보는 각각 46.5%와 의 48.0%의 득표율을 기록 중이다.

경기에서도 김문수 한나라당 후보(52.1%)와 국민참여당 소속 유시민 야권 단일후보(47.9%)가 4.2%포인트 차이의 박빙 승부를 벌인 것으로 예상됐다. 10시 현재 득표 상황은 김 후보와 유 후보가 각각 55.9%와 44.1%다.

인천시장 선거에선 송영길 민주당 후보(52.1%)가 안상수 한나라당 후보(45.5%)를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초반 개표에선 안 후보가 52.1%의 득표율로 44.3%의 송 후보를 앞지르고 있다.


수도권을 제외한 초접전지에서도 야권 후보들의 약진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충남에선 안희정 민주당 후보(41.4%)가, 충북에선 이시종 민주당 후보(49.6%)가 각각 박상돈 자유선진당 후보(38.8%)와 정우택 한나라당 후보(48.5%)에 비해 경합우세를 기록한 것으로 방송3사는 예상했다.

경남의 경우 이달곤 한나라당 후보(48.5%)를 '친노'(親盧)인 김두관 무소속 후보(51.5%)가 근소한 차이로 앞설 것으로 예측됐다. 강원 역시 이광재 민주당 후보가 53.4%를 얻어 46.6%인 이계진 한나라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될 것으로 조사됐다.



무소속 후보들의 독무대인 제주에선 우근민 후보(42.0%)가 현명관 후보(40.8%)를 이긴 것으로 예상됐다. 이밖에 대전시장은 염홍철 자유선진당 후보가 48.4%로 28.2%인 한나라당 박성효 후보를 크게 웃돌았다.

경남을 제외한 부산(허남식), 대구(김범일), 울산(박맹우), 경북(김관용) 등 영남 4곳과 광주(강운태), 전북(김완주), 전남(박준영) 등 호남 3곳은 각각 한나라당과 민주당 후보의 당선이 사실상 확정됐다.

최종 결과는 개표가 완료되는 3일 새벽께나 드러날 전망이다. 정치권에선 출구조사에서 드러난 판세로 볼 때 막판 '대이변'이 일어났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선거 과정에서 등장한 이른바 '북풍'의 위력이 상당 부분 약화된 반면, 야권의 '정권심판론'과 '견제론'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여권이 강조한 '안보'에 대한 피로감과 함께 젊은 층의 적극적 투표 참여로 인한 투표율 증가를 '반전 드라마'의 배경으로 설명했다. 임상렬 리서치플러스 대표는 "50% 중반의 높은 투표율은 정권 견제심리가 강한 20~30대 유권자들의 투표 참여 때문으로 보인다"며 "북풍에 대한 역풍이 불면서 야권 지지층이 결집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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