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지방선거 최대 승부처 중 한 곳인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승리를 거머쥔 김 당선자는 이제 본격적으로 대선 가도에 들어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권을 향한 그의 꿈이 공공연히 엿보일 정도로 열망이 적지 않은 만큼 자의든 타의든 명실상부한 차기 대권 주자가 됐다는 것.
특히 막강한 경쟁자인 유시민 국민참여당 후보가 단일화 세몰이를 하며 맹렬하게 추격했는데도 김 당선자는 좀처럼 우위를 놓치지 않았다. 결국 막판까지 수성에 성공, 막강한 저력을 보여줬다. 유 후보가 바람을 일으키며 재선 계획을 위협했지만 당황하기보단 차분한 기조 속에서 강단 있는 태도로 대응하며 뚝심 있는 정치인의 면모를 보여줬다.
지사직 중도하차라는 부담을 안고 바로 다음 대선에 뛰어들긴 녹록치 않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그런 시나리오가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김 당선자 스스로도 임기 중 대권 도전 의혹에 확실한 답을 내놓지 않으며 여지를 남겼다. 그런 탓에 이번 선거 막바지엔 유 후보 측이 김 당선자의 '임기 중 대권도전설'을 물고 늘어지기도 했다.
의정 경험과 도정 운영 경력을 갖춘 정치인이자 현직 수도권 광역단체장으로서 그는 늘 세간에 이름이 오르내리며 자의든 타의든 대선 후보 경쟁에 포함될 수밖에 없다.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자가 임기 중 대권에 도전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지만 두 명 모두 한나라당 차기 대권 경쟁 구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만큼 이들의 입지가 확고히 잡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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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당선자는 특히 정치인으로서 여러 강점을 갖고 있어 경쟁력 강한 차기 주자로서의 지위를 계속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거친 저격수의 모습도 있지만 합리적으로 일을 처리하는 정치인, 서민적 이미지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고위 공직 경험이 풍부한 실력파. 이같은 평가는 더 큰 무대에서 쓸 만한 강력한 무기다. 또 평범하지 않은 인생사를 가지고 있는 것도 유권자들에겐 호소력이 크다.
김 당선자의 재선 성공은 행정 능력을 비롯해 자질과 도덕성을 유권자들로부터 인정받았다 것을 의미한다. 특히 전투력이 뛰어난 유 후보를 제압함으로써 만만치 않은 내공의 소유자라는 점도 이번 선거를 통해 성공적으로 각인시켰다는 관측이다.
여권의 한 인사는 "이명박 대통령이든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에 대해서든 할 말은 하는 정치인이라는 이미지가 있어 '친이'와 '친박'으로 쏠림 현상이 심한 여권에서 차별성을 갖춘 차기 주자"라고 김 당선자를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