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가도' 들어선 김문수 경기지사

머니투데이 조철희 기자 2010.06.03 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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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권가도' 들어선 김문수 경기지사


열혈 노동운동가에서 국회의원으로 변신해 내리 3번 당선 된데다 도지사의 자리에까지 오른 정치인 김문수. 그가 자신의 화려한 이력서에 한 줄을 더 써 채웠다. 바로 재선 경기도지사 김문수다.

6·2지방선거 최대 승부처 중 한 곳인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승리를 거머쥔 김 당선자는 이제 본격적으로 대선 가도에 들어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권을 향한 그의 꿈이 공공연히 엿보일 정도로 열망이 적지 않은 만큼 자의든 타의든 명실상부한 차기 대권 주자가 됐다는 것.



이처럼 김 당선자가 단숨에 자신의 입지를 끌어올릴 정도로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는 중요한 의미가 있었다. 여야가 사활을 건 수도권 지역이었고 속단이 어려울 정도로 경합이 벌어졌던 선거였기에 그의 승리가 여권에 가져다주는 성과도 적지 않다.

특히 막강한 경쟁자인 유시민 국민참여당 후보가 단일화 세몰이를 하며 맹렬하게 추격했는데도 김 당선자는 좀처럼 우위를 놓치지 않았다. 결국 막판까지 수성에 성공, 막강한 저력을 보여줬다. 유 후보가 바람을 일으키며 재선 계획을 위협했지만 당황하기보단 차분한 기조 속에서 강단 있는 태도로 대응하며 뚝심 있는 정치인의 면모를 보여줬다.



게다가 여권이 예상을 깨고 서울과 인천 등 수도권에서 고전을 한 것도 김문수 당선자의 입지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김 당선자가 주위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재선의 꿈을 이룸에 따라 동시에 더 큰 꿈을 꿀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바로 대권을 향한 꿈이다.

지사직 중도하차라는 부담을 안고 바로 다음 대선에 뛰어들긴 녹록치 않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그런 시나리오가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김 당선자 스스로도 임기 중 대권 도전 의혹에 확실한 답을 내놓지 않으며 여지를 남겼다. 그런 탓에 이번 선거 막바지엔 유 후보 측이 김 당선자의 '임기 중 대권도전설'을 물고 늘어지기도 했다.

의정 경험과 도정 운영 경력을 갖춘 정치인이자 현직 수도권 광역단체장으로서 그는 늘 세간에 이름이 오르내리며 자의든 타의든 대선 후보 경쟁에 포함될 수밖에 없다.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자가 임기 중 대권에 도전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지만 두 명 모두 한나라당 차기 대권 경쟁 구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만큼 이들의 입지가 확고히 잡혀 있기 때문이다.


김 당선자는 특히 정치인으로서 여러 강점을 갖고 있어 경쟁력 강한 차기 주자로서의 지위를 계속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거친 저격수의 모습도 있지만 합리적으로 일을 처리하는 정치인, 서민적 이미지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고위 공직 경험이 풍부한 실력파. 이같은 평가는 더 큰 무대에서 쓸 만한 강력한 무기다. 또 평범하지 않은 인생사를 가지고 있는 것도 유권자들에겐 호소력이 크다.

김 당선자의 재선 성공은 행정 능력을 비롯해 자질과 도덕성을 유권자들로부터 인정받았다 것을 의미한다. 특히 전투력이 뛰어난 유 후보를 제압함으로써 만만치 않은 내공의 소유자라는 점도 이번 선거를 통해 성공적으로 각인시켰다는 관측이다.



여권의 한 인사는 "이명박 대통령이든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에 대해서든 할 말은 하는 정치인이라는 이미지가 있어 '친이'와 '친박'으로 쏠림 현상이 심한 여권에서 차별성을 갖춘 차기 주자"라고 김 당선자를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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