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우건설과 현대시멘트에 대한 워크아웃 추진이 알려진 지난 28일. 명동 사채업자들은 양사와 관계 하청업체들에 대한 대출 상황을 점검하느라 부산한 움직임을 보였다. 사채업자들은 이전까지 법정관리나 워크아웃 판정을 받은 성원건설, 남양건설, 금광기업 등의 경우 채권단 발표 전 이상징후를 파악해 선제적인 대응에 나설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 성우건설 워크아웃 건은 "전혀 예상치 못했다"는 반응이다.
실제로 견실한 중견업체로 알려진 시공능력 20위권 A사의 어음할인율은 월 3.5%에 이른다. 연리로 환산하면 대부업 최고 이자율(연 44%)에 육박하는 42%다. 이 정도 할인율은 명동 사채시장에서 사실상 거래를 거부한 거나 다름없다는 게 시장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채권은행에서 기업 신용평가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명동 시장에 증자 참여를 요청하는 건설업자들의 움직임도 크게 늘었다. 사채시장에선 신용평가나 연말 결산 등으로 자본확충이 다급한 기업에 증자 자금을 빌려주는 증자자금대출 영업이 활성화돼 있다. 대출기간은 통상 3일이다. 그러나 리스크 부담으로 최근 건설사들에 대한 증자자금 대출금리가 크게 올랐다는 전언이다.
명동 관계자는 "예전에는 증자자금 1억원당 80만~150만원 정도의 이자를 받았는데, 최근 금리는 1억원 당 280만원을 웃돌고 있다"면서 "부실 기업들의 눈속임식 증자에 대한 감독당국의 단속도 한층 강화된 터라 리스크 부담이 상당한 점도 금리가 크게 오른 이유"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