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 약가인하 '공방전' 가열

임원식 MTN기자 2010.05.28 15:05
글자크기
< 앵커멘트 >
정부가 고혈압 약의 효능을 재평가하고 약값을 깎겠다고 나섰는데 제약업계는 물론 의료계까지 크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약가인하를 위해 정부가 내놓은 근거가 납득하기 어렵다는 이유입니다. 임원식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고혈압으로 2년째 병원을 다니는 윤 모씨.

최근 그는 담당 주치의의 권유에 따라 고혈압 치료약을 바꿨습니다.



[인터뷰] 윤정한(가명)
"코자정(고혈압약)을 6~7개월 동안 먹다가 아프로벨정으로 바꿨어요. (의사가) 체질적으로 맞다고 해서... 지금은 훨씬 몸상태도 좋아졌고요."

고혈압을 앓는 국내 환자 수는 약 5백만 명.

환자들 대부분은 윤 씨처럼 질환의 성격과 개인 체질에 따라 각기 다른 약물을 처방받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정부가 고혈압 약값을 깎겠다고 나섰습니다.

[인터뷰] 김상희 / 보건복지부 보험약제과장
"등재해 있는 보험약이 1000종이 넘고 보험재정에서 차지하는 비용도 1조 4천억 원으로 굉장히 높은 비중입니다. 앞으로도 이런 추세는 계속 높아질 것으로 보여.."



환자에게 싼 약을 공급하는 동시에 보험재정 부담도 줄이겠다는 겁니다.

그러나 이 한 권의 보고서가 나오면서 고혈압 약가인하를 둘러싼 업계와 학계의 반발이 극에 달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발주한 이 용역보고서의 결론은 고혈압을 치료하는 약물들 간의 효능 차가 거의 없다는 것.



이렇게 되면 정부가 정한 약값보다 비싼 고혈압 약들은 보험급여를 지원받을 수 없게 됩니다.

의료계와 제약업계에서는 특별한 임상시험결과나 전문가 의견 수렴도 없이 결론을 냈다고 문제제기에 나섰습니다.

이번 보고서가 지난 50년간 쌓아왔던 학계의 연구성과를 부정하는 것이나 다름 없으며 특히 환자의 체질이나 합병증 등을 고려하지 않은 '엉터리'라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규황 / 다국적의약산업협회 부회장
"R&D 결과 자체를 무시했기에 제약사들이 R&D의욕을 상실하게 하고 (가격)기준 자체도 예측성을 보장할 수 없기에 시장에 혼란을 야기할 것으로 보입니다."

충분한 시간을 두고 학계와 업계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는 한 정부의 고혈압 약가인하 방침은 상당한 마찰을 빚을 것으로 보입니다.

머니투데이방송 임원식입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