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회장, 한화 지분 왜 늘렸나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2010.05.20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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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경영·투자자 신뢰 강조차원..지주회사 전환대비 해석도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한화 (29,650원 ▲250 +0.85%)의 지분을 늘려 관심을 끌고 있다. 한화그룹은 책임경영에 대한 의지와 신뢰를 높이기 위해서라고 설명했으나, 한화그룹의 지주회사 체제전환을 위한 사전포석 아니냐는 해석도 일부 제기됐다.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김 회장은 이날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에 제출한 주식 대량보유 상황보고서에서 최근 한화 14만주(0.19%)를 장내매수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김 회장의 지분율은 22.51%(1697만7949주)로 올라갔다. 김 회장이 주식을 산 것은 이달 12일부터 19일까지로, 주당 매수가격은 3만5050원에서 3만7200원까지다. 총 매수금액은 50억원 가량으로 추정된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김 회장이 책임경영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고 투자자들에게 신뢰를 보여주기 위해 지분을 늘린 것으로 알고 있다"며 "최근 한화주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으나 오너입장에서 (주가)전망을 좋게 보고 있다는 점도 시사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는 최근 대한생명 (2,960원 ▼15 -0.50%) 상장으로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됐으나, 시장에서 큰 이슈가 되지 않았고 좋지 못한 실적을 내놓으면서 주가가 약세를 보였다.

한화의 올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38% 증가한 1조2321억원이었으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9%, 49% 감소한 536억원, 1180억원이었다. 주력인 화약부문 영업이익은 334억원으로 사상최대 수준이나, 분양부문에서 공사수익금이 감소한 여파가 컸다.

이와 관련, 증권가는 한화가 보유하고 있는 한화케미칼 (23,250원 ▼600 -2.52%), 대한생명 (2,960원 ▼15 -0.50%) 등 우량자회사 덕에 실적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김장환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한화의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5만2000원을 유지한다는 리포트를 냈다. 올 1분기 한화케미칼 등 주요 자회사 실적호조로 지분법 이익이 925억원 발생했고 주력사업에서도 수익성 개선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그룹 오너의 지분확대에 실적개선, 자회사 가치상승 등이 더해지면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김 회장 역시 이런 부분을 함께 고려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김 회장이 한화그룹의 지주회사 체제전환을 염두에 두고 지분을 늘린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놨다. 한화그룹은 공식적으로 지주사에 전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으나, 지주회사 전환을 위한 준비는 충분하다는 점에서다.

최근 일반 지주회사의 금융자회사 보유를 허용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국회 정무위를 통과, 보험사를 포함한 금융 자회사 수가 3곳 이상이거나 금융 자회사의 총 자산 규모가 20조원 이상이면 의무적으로 중간 지주회사를 설립해야 한다.

한화그룹은 대한생명 (2,960원 ▼15 -0.50%), 한화손해보험 (5,300원 ▼70 -1.30%), 한화증권 (3,505원 ▲80 +2.34%) 등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대상으로 거론된다. 정작 한화그룹은 당분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나, 주위 여건은 그렇지 않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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