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중기적 1600달러, 유로 하락 지속될 것"

정경팔 외환선물 팀장 2010.05.17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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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 시장을 여는 아침]정경팔의 마켓프리즘

Q1. 뉴욕증시 또 1%대 급락세를 보였습니다. 하락마감 한 유럽증시의 분위기를 그대로 이어받아 힘 없이 밀리는 모습이었습니다. 하락 배경으론 스페인 4월 핵심물가가 예상외로 하락한 것으로 나오며 유럽의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높아졌기 때문인데요. 우선 팀장님께서 뉴욕증시 마감상황부터 정리해주세요.







답1) 지난 주말 뉴욕증시는 3대 지수 모두 하락했고요. 다우지수의 경우 162포인트 하락했습니다. 이날 뉴욕증시를 하락세로 이끈 것은 외환시장의 움직임이었습니다. 스페인에서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증가하고 있고요. 또한 유럽 국가들의 엄격한 재정감축안이 궁극적으로 유럽경제의 회복을 저해할 것이다라는 우려가 번지면서 유로화가 달러화 대비 18개월 최저치까지 하락했습니다. 이에 따라서 국제원유선물을 비롯한 상품 가격들이 하락세를 보였고요. 관련주식의 약세로 이어지면서 증시가 하락하게 된 것입니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경제지표는 호조를 보였습니다. 4월 소매판매가 예상치인 0.1%를 넘는 0.4% 증가로 나타났고요. 4월 산업생산은 0.8% 증가하면서 3개월래 최대폭으로 늘었습니다. 그러나 소매업체들의 부진한 실적전망과 미 상원이 신용카드 거래 수수료를 내리도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여파로 경제지표의 호조는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 못했습니다.

지난 주 월요일만하더라도요, 유럽연합이 승인한 1조달러 규모의 구제금융안에 대해서 시장이 환호하면서 리스크 선호도가 급격히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습니까? 그러나 이후에 시장은 구제금융패키지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안 여부에 대해서 주목하기 시작했고요. 엄격한 재정감축안이 자국민의 반대에 부딪쳐서 제대로 집행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일었고요. 이와 반대로 제대로 집행될 경우에도 경제성장이 저해될 수 있다는 우려가 번지면서 월요일의 증시 상승 분이 상당부분 감소되면서 한 주를 마감했습니다.

투자자들이 이렇게 유럽사태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는 배경중의 하나는 아시아 외환위기에 대한 좋지 않은 추억 때문입니다. 당시에 외환위기가 주변국가들로 전염되었던 기억을 떠올리면서 이번에도 유럽의 불안감이 유럽은행들과 관계가 있는 미국 금융기관들의 부실로 이어질 것이다라는 우려가 증시의 하락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입니다.


Q2. 유럽증시 역시 급락세를 보였습니다. 지난 주 유럽연합과 국제통화기금이 7500억 유로 규모의 긴급구제금융기금 마련에 합의를 했고, 포르투갈과 그리스가 재정긴축안을 내놨죠. 하지만 시장의 불안감과 유럽 위기에 대한 의심은 여전해보입니다. 먼저 유럽증시 마감시황도 전해주세요.

답2) 지난 주말의 유럽증시 역시 급락했습니다. 영국 독일 프랑스 등이 3%에서 4% 대에 이르는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스페인의 경우는 4월 근원 인플레이션이 마이너스(-)를 기록함에 따라서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증가했고요. 여기에 공무원의 임금을 5% 삭감하는 계획안이 재정건전성을 회복시키기 보다는 오히려 경제회복을 가로 막을 것이다라는 불안감으로 이어지면서 증시가 7% 가까이 폭락했습니다. 이탈리아 증시도 5% 이상 급락하면서 장을 마쳤습니다.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원자재주를 중심으로 약세를 보였고요. 미국 상원의원이 대형은행의 자기자본 제고법안을 승인하는 등 금융규제가 강화되면서 지수 영향력이 큰 은행주가 약세를 보인 점도 증시하락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뉴욕검찰이 모기지 채권과 관련해서 신용평가사와 은행들의 역할에 대해 조사할 것이라는 소식 또한 유럽계 은행주들에게는 부정적인 소식이었습니다.

미국의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였지만 남부 유로존 국가들의 혹독한 재정적자 감축안이 경제성장을 둔화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증시의 하락으로 이어졌습니다.



Q3. 지난 주 누리엘 루비니 교수 등 저명 인사들이 유로존과 유로화의 붕괴를 이야기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유로존 붕괴를 이야기하고 있고, 유럽이 무너진다면 글로벌 경제회복이 위험에 빠지게 될 것이라 걱정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팀장님께선 향후 유로존의 미래는 어떨 것으로 예상하시나요?

답3) 유로존의 미래에 대한 힌트는 1998년도의 러시아 디폴트상황을 참고로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당시의 러시아 상황과 현재의 유로존 상황이 유사점이 많은데요. 러시아 구제금융비용이 처음에는 56억달러 였지만 나중에는 225억달러로 늘어난 것 처럼 유로존의 구제금융 역시 처음에는 600억 유로에서 시작했지만 지금은 7500억 유로까지 늘어난 상황입니다. 구제금융의 액수가 계속해서 늘어났지만 시장의 신뢰가 회복되지 않고 있다는 점도 두 경우의 공통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당시 러시아는 구제금융이 아니라 루블화의 평가절하를 통해서 경기를 회복했습니다. 한달 사이에 70%나 루블화 가치를 떨어뜨린 것입니다.
현재 그리스를 비롯한 유로존 국가들은 자국 통화를 조절할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따라서 공공부문 지출과 세금수입을 조절하는 것 외에는 재정적자와 국가부채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상황인 것이죠.



독일 정부와 그리스 간의 구제금융을 조율했던 도이츠은행의 최고 경영자 요제프 아커만은 다음과 같은 말을 했습니다. “그리스가 부채를 전액 상환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 그리스가 부채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에 위기가 다른 나라로 확산해 ‘일종의 붕괴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현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알 수 있는 부분입니다.

7500억 유로의 구제금융으로도 상황을 해결할 수 없다면 방법은 한 가지 입니다. 부채해결에 자신이 없는 국가는 유로존을 탈퇴해서 구조적 유연성이 있는 환율체계를 가진 경쟁력 있는 경제를 가지는 것입니다. 이런 나라들이 하나 둘 늘어간다면 유로존은 자연스럽게 붕괴될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유로존이 어려움을 겪는 배경중의 하나는 유럽연합이 공통의 통화정책을 가지고 있는 반면에 재정정책은 나라별로 다르기 때문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유로존의 통화 정책뿐만 아니라 경제정책 및 정치의 통합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즉 미 합중국 형태의 통합이 이루어질 경우에, 캘리포니아주가 어려움을 겪을 때 연방정부 차원의 지원이 가능한 것처럼 그리스가 직면한 어려움을 유럽의 통합정부가 지원할 수 있다는 것이죠. 따라서 유로존은 수년안에, 각 나라별로 유연한 환율체계를 갖기 위해서 자연스럽게 붕괴될 것인지 아니면 미 합중국 형태로의 한 단계 더 높은 수준의 통합을 단행할 것인가를 사이에 두고 선택의 갈림길에 직면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Q4. 외환시장에서 유로가 1.24달러 아래로 하락한 것은 리먼브라더스 사태 이후 처음입니다. 유로의 급격한 하락은 미국기업의 해외사업에 치명적이죠. 최근 들어 유로화 급락은 유럽위기가 뉴욕증시를 연일 강타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팀장님께선 중장기적으로 유로는 약세로 갈 것이라 지난주 말씀하셨습니다. 그렇다면 이번 주 유로화의 움직임은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답4) 지난 주말 유로화는 2008년10월 이후 처음으로 1.24달러를 하향 돌파했습니다. 유로화가 급락세를 이어간 것은 유럽의 국가부채문제로 유로존이 붕괴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부각된 점이 가장 큰 요인이라고 할 수 있고요. 특히 스페인이 4월 근원 소비자물가를 발표하면서 24년만에 디플레를 기록한 점이 유로화 하락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물가가 하락한 배경은 스페인 정부의 지출 감소로 경제가 침체에 빠졌기 때문이고요. 물가가 하락하게 되면 실질 금리 부담이 커지면서 스페인이 짊어지고 있는 부채의 부담이 더욱 증가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유로화의 하락으로 이어진 것입니다.

지난 주말의 유로화의 수준은 2008년 10월 리만브라더스의 파산시점 당시의 수준에 근접해 있는 상태입니다. 그만큼 시장이 당시만큼이나 경제전망에 대해서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차이점이라면 당시는 미국이 원인을 제공했지만 이번에는 유럽이 원인을 제공했다는 점입니다.

이번 주에도 유로화 약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는 유럽 경제의 침체와 미국의 경기회복이 서로 대비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미국보다는 유럽의 저금리기조가 더 오래 지속될 것이다라는 전망이 지배적이고요. 여기에 안전통화로서의 달러수요까지 더해지면서 유로화는 계속해서 약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주는 경제지표보다는 유럽의 부채문제가 계속해서 시장의 분위기를 압도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유로달러의 지난 2008년 10월의 저점이 1.2327달러입니다. 따라서 이번 주 이 수준을 하향 돌파한다면 2006년도의 유로화 수준인 1.20달러를 향해서 약세를 계속해서 이어갈 것으로 전망됩니다.

Q5. 금값이 사상 최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금값이 온스당 1249달러를 넘어서며 사상최고치를 보이고 있는데요. 안전자산인 금 가격이 오른다는 것은 여전히 유로존 금융위기에 대한 우려가 시장에 확산되고 있음을 방증합니다. 계속해서 금 가격 오를 것으로 보시나요?

답5) 지난 주말 금가격은 종가기준으로는 전날보다 온스당 1.4달러 낮아진 1227.80달러에 마감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주말을 앞둔 차익실현일 뿐 앞으로도 상승세는 계속 이어나갈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지난 2월 이후에 17% 가까이 상승했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자연스러운 조정이 있을 수 있겠지만 이것이 상승세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현재 금값 상승세에 가장 큰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은 시장의 불확실성입니다. 1조 달러에 육박하고 있는 대규모의 구제금융에도 불구하고 유로존의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고요. 영국과 미국 그리고 일본의 대규모 예산적자에 따른 불확실성이 안전자산으로서의 금의 수요가 몰리게 되는 배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그 동안 중앙은행들이 풀어놓은 유동성과 1조달러의 구제금융으로 인한 장기적인 인플레이션 우려가 강화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헤지의 수단으로써 금의 수요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금 가격의 상승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이고요.

현재 금의 소매수요는 대부분 유럽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유럽의 불안한 상황이 진정되지 않는 한 유로화의 약세가 진행되면서 이에 대한 헤지 수단으로써의 금의 수요는 계속해서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제까지는 금과 달러가 서로 반대방향으로 가는 경향도 많았습니다만 유로화 하락에 대한 헤지 때문에 금과 달러가 동시에 오르고 있습니다. 중기적으로 금은 온스당 1600달러까지 상승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Q6. 유가가 4%가까이 급락하며 배럴당 71달러대까지 밀려났습니다. 이번주에만 약 5%정도 하락했죠. 유가 왜 이렇게 급락세 보이고 있습니까? 단기 지지선은 어느 정도로 예상하시나요?

답6) 국제원유선물이 지난 9거래일 중 8거래일 동안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최근 3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배럴당 71.53달러에 지난 주말 거래를 마쳤고요. 지난 5월3일 최고치를 기록한 시점과 비교하면 무려 18% 나 하락했습니다.

지난 5월3일 배럴당 87달러를 돌파할 정도로 유가가 강세를 보였던 것은 유로존의 국가부채 문제가 조만간 해결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았기 때문입니다. 이때는 시장이 1조달러 규모의 구제금융이라든지 유럽중앙은행의 국채매입 등 유로화 약세 요인들에 대해서는 전혀 예상을 할 수 없었던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유로존 문제가 단순히 지역적인 문제가 아니고 세계 경제성장을 해질 수도 있다는 점을 시장이 인식하기 시작하면서 모두 종류의 시장에서 리스크 회피 분위기가 강하게 일어났고요. 이것이 유가하락의 가장 큰 배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헤지펀드들의 움직임을 살펴보자면요. 지난 2008년도 금융위기에는 미 연준의 유동성 공급에 따라서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자 헤지펀드들이 이에 대한 헤지로써 국제원유선물에 투자를 했던 것이고요. 이제는 정확히 그 반대의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고 유로화에 대한 불안감이 지속되는 한 유가의 약세 는 계속해서 이어질 것으로 보이고요. 이번 주 배럴당 70달러의 하향돌파를 시도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경우 배럴당 60달러가 단기적인 지지선이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배럴당 60달러수준에 이르게 되면 석유수출국 기구인 OPEC이 생산량을 감축할 것으로 예상되고요. 중기적인 석유수요와 저가매수세를 고려했을 때 배럴당 60달러 선에서 바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Q7. 지난 금요일 코스피는 1700선에 바짝 다가서며 전약후강의 모습으로 장을 마감했습니다. 하지만 외국인이 하루 만에 순매도로 돌아섰고, 금융업종에 대한 매도세가 여전히 강한 상태입니다. 또한 종목차별화 장세가 심화되어 오르는 업종만 오르고 있는 장세죠. 이번 주 증시 전망 어떻게 하시나요?

답7) 지난 주 국내증시는 남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유로존의 신속대응으로 우려감이 완화되면서 주 초반에는 큰 폭의 상승세를 나타냈습니다. 그러나 외국인의 매도세로 상승탄력이 둔화되는 모습을 나타냈었고요. 개인의 매수세가 몰리면서 주간단위로는 2% 상승을 기록했습니다.

그러나 지난주 흐름이 2주전의 급락 충격으로부터 완전히 회복되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고요. 이에 따라서 1700선 위로의 안착은 쉽지 않아 보입니다.



뉴욕증시가 비록 주간단위로는 상승세를 보였지만 주 후반에 큰 폭으로 하락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에 따라서 이번 주 국내증시는 뉴욕증시의 영향을 고려하면서 다소 조심스런 행보로 시작할 것으로 예상되고요. 증시가 상승흐름을 타기 위해서는 외국인의 참여가 절대적이라고 할 수가 있는데요. 유럽재정위기 전염에 대한 우려 때문에 유로화가 급락하고 있는 분위기가 외국인 매수세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1분기 실적재료가 끝났다는 점 또한 상승세를 타기에는 제한을 주는 요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개인들이 주도주 장세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고요. 대기성 자금이 풍부하기 때문에 과도한 하락세 역시 제한될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이번 주는 20일 이동평균선과 60일 이동평균선 사이의 좁은 범위에서 박스권 행보를 보일 것으로 예상이 되고요. 월가 금융기관에 대한 수사확대나 미국 금융개혁법안의 진행상황, 또는 중국의 긴축 가능성 등이 증시의 변수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그리스 재정위기 전이나 후나 증시의 주도주는 크게 변하지 않았기 때문에 IT와 자동차 쪽으로는 계속해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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