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회원권, '거품'빠지고 선택폭 넓어져

김종석 기자 2010.05.14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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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회원권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과거 5억원대 회원권을 구입해야 받을 수 있던 이용혜택을 현재는 2억~3억원대 회원권에서, 그것도 골프장을 골라서 선택할 수 있게 됐다.

◇신규 골프장 분양경쟁 치열
추운 겨울이 지나자 신설 골프장 회원권이 봇물 터지듯 분양시장에 쏟아지고 있다. 하루 3~4건의 신규 골프장 분양광고가 실린다. 과거와 달리 신문광고를 내가며 판매마케팅을 하는 것은 그만큼 회원권 판매가 녹록지 않음을 알려주는 반증이다.



과거 회원권시장은 거리가 좀 멀어도 사업승인 후 분양만 시작하면 줄을 서서 분양을 받을 정도로 소비자보다는 공급자 우위 시장이었다. 2008년 이후를 기점으로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하면 퇴출되는 소비자 우위 시장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2009년은 이러한 회원권시장의 과도기에서 신규 골프장들이 소비자의 회원권 분양 상황을 주시하는 시기였다. 그래서 많은 신규 골프장이 2010년을 겨냥해 사업을 추진해왔다. 이로 인해 올해는 신규 골프장 간에 분양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상황이다.



◇투자매력보단 이용혜택을
우리나라는 2000년 이후 신설 골프장이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 2000년 초기가 고가 프리미엄 회원권이 등장한 시기였다. 가평베네스트, 남촌, 렉스필드, 이스트밸리 등은 분양가 대비 프리미엄만 4억~5억원이 형성되기도 했다. 2000년 중반을 넘어서자 골프회원권을 이용목적이 아닌 투자목적으로 바라보게 됐다.

분양가격이 8억원 넘는 초고가 분양회원권이 등장한 것도 이 시기였다. 지속적인 회원권 가격 상승으로 구매자들은 회원권 투자의 매력에 매료됐다. 그러나 수요가 늘면 공급도 함께 많아지는 것이 당연지사다.

많은 기업이 골프장사업에 투자하기 시작했다. 골프장 개발과 사업 추진이 선 분양, 후 시공으로 진행되는 우리나라 구조상 원만히 회원모집이 이뤄져야 골프장 개발일정과 골프장 오픈을 진행할 수 있지만 한꺼번에 많은 공급량이 시장에 유입되면서 어려움을 겪는 신규 사업자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과거 승인만 받으면 큰 자본 없이도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을 통해 공사를 진행할 수 있었고 어느 정도 공정률만 갖추면 분양을 통해 자금을 회수할 수 있었으나 2008년 이후 PF자금이 막히면서 급기야 공사가 중단되는 곳도 속출했다.

◇거품 빼고 소비자 구미 맞춰야
신규분양뿐 아니라 기존 회원권시장의 변화도 크다. 근접성이나 서비스 등이 좋지 않은 골프장은 구매자들의 외면을 받아 시세가 폭락했으며 분양만 해놓고 고자세였던 골프장들도 이제는 고객들의 구미를 맞추기 위해 부단히 노력 중이다.



2차례 폭락한 회원권 시세의 학습효과로 회원권을 투자처가 아닌 회원권 본연의 목적인 이용가치적인 측면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현재 회원권 시세는 호황이었던 2006년 대비 70%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러한 시장변화 속에서도 창립회원 모집을 마감하고 1, 2차 회원도 무난히 분양 중인 골프장들도 있다. 과거와 달리 부유층을 상대로 소수만의 초고가 프라이빗클럽에 중점을 두는 것이 아니라 골프인구와 시장상황을 감안해 안정적인 골프장 운영을 위해 중저가로 적정한 수의 회원을 모집하는 곳들이다.

◇회원과 약속을 잘 지킬 수 있는 곳인가
주말부킹 2~3회 보장, 그린피 면제, 가족회원 및 동반자까지 그린피를 할인해주는 것은 이제 일반적인 혜택이 돼버렸다. 골프장 입장에선 비회원이 내장해야 영업이익률과 객단가 상승으로 매출이 증대되겠지만 원만한 분양을 위해선 일단 회원혜택을 최대한 보장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 상황이다.



회원권을 선택하는데 있어 이제 회원혜택이나 보장성은 기본이 됐다. 3~4년이 지난 후 과연 신규 회원권 판매 때 한 회원들과 약속을 잘 지킬 수 있는지, 운영을 잘 해나갈 수 있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모기업의 건전성과 도덕성, 운영자의 자질을 잘 살펴 멀리 보고 판단하는 현명함이 필요한 시기가 됐다.

◆2010년 주요 분양 골프장
△이븐데일 △신도브레뉴 △둔내 오스타 △힐드로사이 △파가니카 △젠스필드 △로얄포레 △햄튼 △옥스필드 △힐데스하임 △제주 해비치 △가산노블리제 △마론뉴데이 △젠스필드 △클럽Q햄튼 △남춘천 △섬강 벨라스톤 △스테이트월셔 △킹스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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