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경매, 경쟁률 높아도 낙찰가는 저조

머니투데이 전예진 기자 2010.05.13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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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명 몰린 아파트도 낙찰가율 70%대…"비싸면 안사" 보수적 입찰 증가

아파트 경매, 경쟁률 높아도 낙찰가는 저조


최근 서울 아파트 경매시장에서 입찰경쟁률이 높은 물건도 낙찰가율은 평균을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찰자가 몰리면 낙찰가율은 높아지지만 부동산 시장 침체가 장기화 되면서 응찰자들이 낙찰가를 최대한 보수적으로 써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3일 경매정보업체 디지털태인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현재까지 10대 1 이상 경쟁률을 기록한 서울 아파트 경매물건 30건의 낙찰가율은 80.89%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서울전체 아파트 낙찰가율 81.49%보다 0.64%포인트 낮다.



최근 한달동안 10대 1 이상의 경쟁률을 기록한 물건들은 대부분 감정가격이 시세보다 높거나 감정가가 10억원이 넘는 고가 아파트들로 이미 2~3회 유찰된 물건들이다. 그렇다 보니 최저경매가가 감정가의 절반 수준으로 낮아지면서 투자자들이 몰렸다.

지난달 12일 동부지법 1계에서 열린 경매에서 2회 유찰된 성동구 마장동 삼성아파트 전용 84.93㎡가 3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지만 낙찰가는 감정가(4억7000만원)의 79.34%인 3억7300만원에 그쳤다. 입찰 당시 국민은행 기준 시세가 4억원선인 것을 감안하면 최대한 보수적으로 응찰에 임한 셈이다.



지난 4일에는 강남구 도곡동 아이파크1차 전용 130.26㎡도 15명이 몰렸지만 낙찰가는 감정가(16억원)의 81.25%인 13억이었다. 이 물건 역시 2회 유찰된 물건으로 시세(국민은행 기준 14억5000만원보다 1억5000만원 가량 낮게 낙찰됐다.

이정민 디지털태인 팀장은 "부동산침체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자 입찰자들이 해당 물건의 매도·매수호가를 철저히 분석해 '아니면 말고' 식의 입찰에 응하고 있어 여러 번 유찰된 물건들의 낙찰가율이 낮게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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