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 팔았던 헤지펀드 전설 "이젠 주식사라"

뉴욕=강호병특파원 , 안정준기자 2010.05.11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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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폴슨앤코 회장 그리스 위기 전염가능성 일축

"스페인은 그리스가 아니다"

헤지펀드의 전설로 통하는 존 폴슨 폴슨앤코 헤지펀드 회장이 그리스 디폴트 위기 전염가능성을 일축하며 시장조정을 이용해 주식을 살 것을 강력 추천했다.

10일(현지시간) 마켓워치에 따르면 폴슨 회장이 이날 투자자와 컨퍼런스 콜을 갖고 "유럽당국이 위기를 잘 관리할 것"이라며 "현재의 위기가 전체 시장의 붕괴를 유발할 정도로 위협적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위기 전염가능성이 낮은 근거로 폴슨 회장은 스페인의 GDP대비 부채비율(약55%)이 그리스(113%)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이어 "경기회복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시점에서 시장조정은 미국과 유럽주식을 살수 있는 기회"라고 덧붙였다. 폴슨회장은 회사가 투자한 "프랑스 르노 자동차 주식가격이 내재가치에 비해 절반수준으로 심하게 저평가돼 있다"며 경기 및 증시회복에 희망을 걸었다. 르노는 일본 닛산자동차 지분 44% 갖고 있다.



폴슨 회장은 그리스 위기에 대응해 유로화 하락에 대량 베팅하고 금투자에 열을 올려온 인물이다.

월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폴슨앤코, 소로스 펀드, 그린라이트 캐피탈, SAC 캐피탈 등이 4대 헤지펀드 거두들은 지난 2월 맨해튼 모처에 만찬회동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그들은 유로화 하락에 베팅하는 것을 모의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유로/달러환율은 2월 유로당 1.37달러 수준에서 5월10일 현재 1.28달러로 약 6.5% 떨어져 있다. 이들 베팅이 맞다면 적지않은 돈을 챙겼을 것으로 보인다.


폴슨앤컴퍼니는 세계최대 금상장지수펀드(ETF)인 SPDR골드트러스트의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아울러 2010년초에는 3년 보호예수를 조건으로 폴슨 금헤지펀드를 설정했다.

존 폴슨회장은 2006~2008년 주택시장 붕괴를 예상해 일찌감치 베팅해 거액을 손에 쥔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골드만 삭스가 증권사기혐의로 미국 증권당국으로 부터 기소당한 '아바커스' 사건에 연루돼 있다. 이 거래도 폴슨앤코가 모기지증권에 숏베팅하려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그의 헤지펀드가 2007~2008년 사이 서브프라임 모기지증권 공매도 등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은 200억달러가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때는 금융주 공매와 부실채권 투자에도 손을 댔다.

폴슨 회장의 경제와 증시에 대한 이같은 낙관론적 시각은 헤지펀드의 전략변화 신호로도 읽힌다. 주택시장과 관련 폴슨회장은 올해 주택가격이 3~5%, 내년 8~12% 상승할 것으로 본다고 투자자에게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기적으로 미국인이 50년만에 집을 살 최적기를 만나고 있다는게 폴슨회장의 계산이다. 그는 미국 중산층 가구의 소득과 주택구입비용을 같이 비교해보면 미국인들이 2005년 주택버블 정점에 있을 때보다 60%나 더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폴슨앤코 총자산은 340억달러로 세계3대 헤지펀드로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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