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방어 위한 달러 매입 작년이후 720억$

머니투데이 송정훈 기자 2010.05.04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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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안증권 발행으로 6조~7조 비용 발생

외환당국이 원/달러 환율의 하락(원화가치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지난해 660억 달러를 쓴 데 이어 올 1분기에도 63억달러를 더 쓴 것으로 나타났다. 환율 하락을 막기 위해 달러를 매입하는 만큼 풀리는 원화를 환수하기 위해 통화안정증권(통안증권) 발행이 늘어 환율방어 비용이 수조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된다.

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준비자산은 690억 6000만 달러 증가해 외환위기 당시인 지난 98년 309억8000억 달러 이후 증가폭이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준비자산 증감은 외환보유액 변동분 중 환율 변동 요인은 제외하고 외환매입과 이자소득 등 거래적 요인에 의한 것만 포함한다. 이자수익은 27억달러인 점을 감안할 경우 환율하락을 억제하기 위해 달러매입이 659억8000만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당국의 달러매입은 환율이 하락하던 2005년과 2006년에는 100억 달러, 2007년은 71억 달러 수준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반면 글로벌 위기 등으로 환율이 급등했던 2008년에는 579억달러 정도 외화를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1분기에도 가파른 환율하락을 억제하기 위해 당국이 매입한 외환도 61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4월 하순에 원달러 환율이 급락하면서 달러당 1100원을 밑돌 조짐을 보이자 당국은 강력한 구두개입과 함께 달러매입 규모도 늘린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문제는 환율하락을 억제하기 위해 달러를 매입할 경우 원화공급이 늘어나게 되고, 원화공급을 막기 위해 통안증권 발행을 늘려야 한다는 점이다. 실제로 통안증권 발행잔액은 지난해말 149조2000억 원으로 전년도에 비해 22조 3000억 원 증가했다. 매년 6조~7조원의 이자를 내야 한다.

통안증권 발행 금리는 지난달 30일 현재 연 3.48% 수준이지만 외화보유액의 주된 투자대상인 미국 국채 수익률은 1.14% 안팎에 머무르고 있다. 그만큼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수출 경쟁력을 위해 당국이 환율하락을 억제하려는 노력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지나친 개입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삼성경제연구소 정영식 수석연구원은 "당국의 과도한 시장 개입은 이자 부담 등 대규모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며 “환율의 추세 자체를 받아들이고 급격한 변동을 막는 수준의 시장 개입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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