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폰서 검사' 제보자 대면조사 연기‥조사 차질

류철호 기자 2010.04.28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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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진상조사단 "정씨 29일 조사 예정"‥'접대리스트' 분석작업 착수

'스폰서 검사' 의혹을 조사 중인 검찰 진상조사단(단장 채동욱 대전고검장)이 초반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이번 사건을 폭로한 건설업자 정모씨가 27일 진상조사단의 첫 대면조사 요구를 거부하면서 전체 조사 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28일 진상조사단 관계자는 "27일 정씨를 대면조사할 계획이었으나 (정씨가)자신의 형사재판을 준비하고 구치소에 영치한 진정자료를 찾아야 한다며 거부해 조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조사단은 29일 부산고검 조사실에서 변호인 입회하에 정씨를 상대로 첫 대면조사를 실시키로 했다.



그러나 정씨 측이 건강상 이유로 구치소에서 조사를 받겠다고 주장하고 있는데다 조사단이 정씨를 강제로 소환할 법적 근거가 없어 조사단의 계획대로 조사가 이뤄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처럼 제보자 대면조사가 당초 계획보다 지연되면서 1차 소환 대상인 현직 검사 28명에 대한 조사도 늦춰질 수밖에 없게 됐다. 이와 관련, 진상규명위원회 하창우 대변인은 "정씨 조사를 통해 사실관계가 어느 정도 파악돼야 사건에 연루된 검사들을 조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진상규명위 성낙인 위원장은 전날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고검에서 첫 공식 회의를 열고 진상조사단의 활동과 관련해 "조사가 미흡하다고 판단되면 즉각 보완을 지시하고 필요에 따라 전면 재조사를 명하거나 위원장을 비롯한 위원들이 조사에 직접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성 위원장의 발언은 진상조사단의 조사가 '제 식구 감싸기'식이 될 우려가 있는 만큼 조사 과정과 결과를 철저히 검증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하지만 법조계 안팎에선 진상규명위의 직접 조사 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분위기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위원회 자체가 수사권이 없기 때문에 검찰 진상조사단의 활동을 감독하고 조사 결과에 따른 재조사 요구 등으로 활동 범위가 제한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진상조사단은 정씨가 검사 접대 내역을 기록한 수첩 5권을 확보해 분석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 수첩에는 정씨가 지난 1984년부터 부산과 경남지역 검사 등을 접대한 내용이 상세히 적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 수첩에는 접대 대상자들의 실명은 물론 근무처와 연락처 등도 기재돼 있으며 접대비용 등으로 쓴 수표의 일련번호도 기록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진상조사단은 정씨에 대한 대면조사를 통해 수첩 내용의 진위 여부를 파악한 뒤 관련자들을 대상으로 사실관계를 확인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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