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김성조 정책위의장은 28일 "출구전략 시행과 관련해 당정간 구체 협의를 진행하진 않았지만 6·2지방선거 직후 시행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신중모드", 여당은 "선제대응 필요"=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출구전략과 관련해 종전 입장을 되풀이했다. 윤 장관은 "경기회복세가 강화되고 있다"면서도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요소, 원자재 가격 상승 우려, 국내 고용, 대내외 불확실성을 감안할 때 당분간 현 거시정책 기조를 유지하면서 경기 회복세를 공고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김성식 의원은 '마중물(펌프에서 물을 끌어올리려고 붓는 물) 효과'에 주목했다. 김 의원은 "재정투입, 저금리 통한 금융지원 등으로 민간경제 회복에 마중물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출구전략의 본격화를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어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긴급처방은 세계 각국이 동시에, 강력하고 선제적으로 해야 했지만 출구전략은 민간 경제의 마중물 효과, 자산버블의 가능성, 가계부채 동향 등 각국 사정에 맞춰 다르게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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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위원회 소속 나성린 의원도 "모든 경제지표가 플러스로 돌아서는 등 경기회복이 생각보다 빨리 이뤄지고 있다"며 "한국은 다른 나라보다 회복이 더 빨라 선제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나 의원은 또 "한달 전만해도 아직 출구전략 실시에 대해 시기상조론이 우세했지만 이제 인플레이션 등 출구전략 시행의 필요성이 상당히 가시화됐다"며 "5월 한달 동안의 추세를 보며 판단한 뒤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더블딥 가능성도 대비해야"=당에서 출구전략의 6월 시행론 쪽으로 기울고 있지만 금리인상 등 본격 조치에 대해서는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재정위 소속 이종구 의원은 "최근 그리스·포르투갈발 유럽재정 위기 확산, 뉴욕증시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 급락 등을 고려할 때 큰 것은 아니더라도 '더블딥'(이중침체) 우려가 여전하다"며 "출구전략을 실시하더라도 중국의 동향 등 글로벌 추세를 보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성식 의원은 "당장 금리를 다음달에 올리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출구전략 실시가 임박했다는 신호를 시장에 미리 줌으로써 대비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