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크 관리에도 투자가 필요하다"

머니투데이 김지민 기자 2010.04.28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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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금융강국 코리아]<1부 리스관리 현황-한경섭 KB국민銀 리스크관리본부장>

"리스크 관리에도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합니다."

KB국민은행의 최고리스크관리책임자(CRO) 역할을 하고 있는 한경섭 리스크관리본부장은 "리스크 관리에 대한 투자는 발생 손실의 규모를 줄여주기 때문에 비용 대비 효익면에서 효율성이 높은 투자"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한 본부장은 1983년에 국민은행에 입행해 2004년부터 리스크캐피탈부장, 리스크관리부장, 리스크관리본부장에 오른 자타가 공인하는 리스크 전문가다.



그가 강조하는 리스크 관리에 대한 투자는 '사람'에 있었다. 리스크 관리 부문의 전문가 양성에 대한 투자는 물론 전 직원이 '리스크를 감안한 수익을 추구한다'는 인식을 갖도록 하는 교육에 대한 투자 모두를 아우른다.

↑한경섭 KB국민은행 리스크관리본부장↑한경섭 KB국민은행 리스크관리본부장


-국내 은행의 리스크 관리체계에 있어서 개선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면 어떤 것인가.



▶지금까지는 바젤II 체제 도입 등 국제적 수준의 리스크 규제요건 충족을 위해 많은 투자와 노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현재 국내 시중은행의 리스크 관리체계는 글로벌 규제기준을 상당부분 충족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규제를 충족하는 수단으로서의 리스크 관리에 머물러선 안 된다. 개별 은행의 포트폴리오 특성을 반영할 수 있는 내부 리스크관리 수단을 개발하고 정착시키는 데에 좀 더 무게를 둘 필요가 있다.

-KB국민은행의 위험조정성과평가시스템(RAPM)의 운영 상황은 어떠한가.

▶KB국민은행은 위험조정성과평가지표인 위험조정수익률(RAROC), 경제적부가가치(EVA)를 산출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사업그룹별 성과평가에(KPI) 반영해 오고 있다. 과거와 달리 경영진의 RAPM에 대한 수용도가 매우 높아졌다. 단기실적 위주로 경쟁하고 있는 국내 금융시장의 현실을 감안할 때 단기적으로는 RAPM제도가 은행의 영업 경쟁력을 낮추는 부(-)의 효과를 나타낼 수도 있지만 장기적으로 자산의 건전성은 물론 안정적 성장에도 도움이 되리라고 본다.


-리스크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논의가 활발한데 이에 대한 견해는.

▶리스크관리 부문의 역할과 권한이 강화돼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다만 법적·제도적 장치의 보완보다 중요한 것이 조직에 리스크 관리문화가 확산되는 것이다. 리스크 관리가 리스크 담당자만의 일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최고경영진도 리스크관리 부문의 의견을 적극 고려하는 경영문화가 시장 전체로 확산돼야 할 것이다.



-CRO가 갖춰야할 중요한 자질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리스크 업무의 특성상 전문성과 경험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복잡한 대내·외 환경 속에서 정량적으로 측정할 수 없는 리스크에 대해 적절한 이해와 판단을 내릴 수 있기 위해선 경험이 전제돼야 하기 때문이다. 은행의 리스크부담 상황을 가감 없이 CEO에게 보고하고 필요할 경우 경고 사인(Alert Signal)이 작동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CRO의 몫이다.

-CRO에게 어느 정도의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고 보는가.



▶수익과 리스크는 '트레이드 오프(trade-off)'의 관계라고 하지만 최고경영자(CEO)와 CRO가 대립적인 관계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CEO에게 리스크관련 정보를 적시에 제공해 경영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CRO의 중요한 역할 가운데 하나라고 본다.

-조직 내에 선진화된 리스크 문화를 확립하기 위해 조언을 해 준다면.

▶리스크 관리시스템이 효과적으로 작동되기 위해서는 전 직원이 자신의 업무에 내재된 리스크를 인식하고 관리하는 '1차적인 리스크 관리담당자'라는 철학과 원칙이 자리 잡혀야 한다. 기존의 수익 지향적 사고에서 리스크를 감안한 수익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전환을 가져올 수 있는 교육이 선행돼야 할 것이다. 최근 KB국민은행에서 리스크 관리 등 4개 분야의 핵심직무를 선정해 전문가를 양성하는 KB금융아카데미를 개설했다. 초급·중급·심화과정의 3단계 과정을 통해 핵심 전문가를 키우는 프로그램으로 금융권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금융위기 이후 리스크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지만 막상 투자에 대한 여력이 있던 호황기에는 리스크관리에 대한 관심이 낮았던 것이 사실이다. 리스크 관리는 장기적으로 조직을 건강한 체질로 바꿀 수 있는 선제적인 수단이기 때문에 지속적이 투자가 필요한 것이다. 리스크 관련 연수과정을 확대하고 전문 인력 풀을 확대하는 등의 실효성 있는 조치가 행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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