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108원, 1100원 하향돌파에 대비할 때

머니투데이 송정훈 기자 2010.04.15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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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의 주식과 채권 매수에 따른 달러 공급" vs "정부의 스무딩 오퍼레이션".

환율이 다시 1110원 아래로 떨어지면서 1100대도 장담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올해 말에 1050원까지 떨어질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15 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후 2시 6분 현재 전날보다 3.3원 떨어진 1108.8원에 거래중이다. 2008년 9월 10일 종가 1095.5원 이후 1년 7개월만에 최저 수준이다.



환율은 장초반 1111.5원까지 소폭 상승한 뒤 곧바로 하락하면서 1110원 아래로 떨어졌다. 이후 1108원에서 1110원 사이에서 등락을 반복하면서 보합세를 이어가고 있다.

환율 하락은 전날 무디스의 한국 신용등급 상향조정 소식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외국인의 주식 등 원화 자산 매수세로 달러자금이 대거 유입돼 수요와 공급에서 볼 때 달러 값이 떨어지고 원화 값은 오르는 된 것이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은 지수가 전날보다 약보합을 보이고 있지만 3800억원 규모의 순매수세를 보이고 있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의장의 저금리 시사 발언에 따른 달러 약세도 환율 하락 요인이다. 싱가포르의 달러 절상 여파로 중국 위안화 절상 가능성 쪽에 여전히 힘이 실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장 환율이 1100원대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한국의 신용등급 상향조정이 원화 강세의 직접적인 요인이며 싱가포르 달러 절상에 따른 위앤화 절상 가능성의 여진도 아직 남아 있다"며 "향후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올 2분기 중 1100원 대 아래로 떨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 동안 미세조정에 수준에 그쳤던 외환당국이 적극적인 환율 방어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수출 기업의 채산성 악화를 우려해 환율이 1100원대 밑으로 떨어지는 것을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최근 고환율과 경제성장 정책에 무게를 두고 있는 최중경 청와대 수석과 김중수 한은 총재가 선임되면서 이러한 관측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아시아 통화의 저평가 해소 문제와 통화정책의 국제 공조 등은 외환당국의 운신의 폭을 제한하는 요인이지만 더 이상 환율 하락을 용인할 근거는 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LG경제연구원 배민근 연구위원은 "최근 고환율 정책을 고수하던 인사들이 경제정책 수장으로 대거 선임되면서 외환당국의 시장 개입 강도를 높일 가능성이 있다"며 "기본적으로는 내수가 살아나지 못하면 수출에 신경을 써야 하기 때문에 개입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 형국"이라고 말했다.

외환시장 한 딜러는 "최근 싱가포르 달러 절상이 다른 아시아 국가에도 영향을 주면서 결국 위앤화 절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그동안 미세조정 수준에 그쳤던 정부의 개입강도도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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