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실종자 어머니, 해군 장병 위해 음식 장만

평택(경기)=김훈남 기자 2010.04.11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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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2함대 사령부 장병 32명, 실종자 무사귀환 기원

평택 해군 2함대 사령부 장병들이 매주 돌아오는 정기 법회를 맞아 실종자들의 무사귀환을 기원한 가운데 실종자 김선호 상병의 어머니가 법회에 참석한 장병들을 위해 음식을 준비해 눈길을 끌었다.

해군 2함대 사령부에 근무하는 장병 32명과 실종자 가족 12명, 해군 가족 15명 등 54명은 11일 오전 사령부내 법당 해웅사에 모여 1시간 30분가량 실종자들의 무사귀환을 기원했다.



무여 스님의 주재로 열린 법회에는 실종자 김선호 상병의 어머니와 누나, 서대호 하사의 어머니 등 실종자 7명의 가족 12명이 참가했으며 김선호 상병의 가족은 이날 오전 8시에 법당에 나와 참석자들을 위해 잡채 100인분을 만들어 대접했다.

김선호 상병의 어머니 김미영 씨는 "이렇게 봉양을 하면 우리 선호가 기뻐할 것이라고 생각해서 봉양을 한 것"이라며 음식을 장만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해군 관계자에 따르면 평소 김선호 상병은 매주 법당에서 기도를 올리는 등 불심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법회에 참석한 해군 장교 가족모임 관음회 회원은 "우리가 해드려야 하는데 이렇게 대접을 받으니 죄송하다"며 "지난주에도 같이 기도하고 공양도 했다"고 말했다.

해군 2함대 사령부에 근무하는 김현구 병장은 "(김 상병의 어머니가) 평소에도 마주치면 아들 같다고 잘 챙겨 주신다"면서 "실종 장병의 어머니들이 아들과 비슷한 계급의 장병들에게 아들과 친분이 있었는 지 등을 물어본다"고 전했다.


법회를 주관한 무여 스님은 "어제 저녁 장바구니가 있었는데 그 위에 "봉양, 내일 제가 잡채를 만들겠다"고 써있는 메모가 붙어있었다"며 "이런 큰 마음에 너무 감사하고 행복하다"고 말했다.

큰아버지, 작은 아버지 등 해군 출신의 가족을 본받아 입대한 김선호 상병은 지난 1일 상병으로 진급했다. 사고 당시 함미 후타실에 있던 것으로 추정되며 최근 육상근무로 발령났으나 본인 의사로 천안함 잔류, 갑판병으로 근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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