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투자證, '파크원' 인수 물건너가나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2010.04.12 08:46
글자크기

시행사, 브릿지론 상환 완료..우리 "끝까지 소송 계속"

여의도에 건설 중인 '파크원' 타워를 인수해 우리금융타운을 조성하려던 우리금융그룹의 꿈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1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파크원'의 브릿지론 2000억원의 상환이 지난주 완료됐다. 지난 11일 만기였던 이 대출은 파크원 시행사인 '와이이십이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Y22)'가 하나은행 등으로부터 차입했던 자금이다. Y22는 현대증권을 주관사로 정해 저축은행 등으로부터 자금을 모아 브릿지론을 모두 갚았다.

이번 브릿지론 상환으로 우리투자증권 (14,200원 ▲120 +0.85%)의 파크원 인수는 물건너 갈 가능성이 커졌다. 시행사인 Y22와 대주단은 각각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 갈등을 빚어 왔다. 우리투자증권은 지난해 11월 대주단으로부터 '파크워 오피스타워 Ⅰ'의 우선협상대상로 지정됐다. 하지만 Y22가 대주단으로부터 받은 브릿지론을 모두 갚아 버렸기 때문에 우리투자증권의 지위가 애매해졌다.



우리투자증권은 올 초부터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지키기 위한 소송을 벌이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지난 1월10일 우선협상 기간이 만료됨에 따라 Y22와 하나은행 등을 상대로 ‘우선협상대상자 지위 보전 등 가처분신청’을 제기했고 법원이 이를 받아 들여 3월 초까지 독점적 협상권을 확보했다. 하지만 법원은 본안 소송에서 Y22의 손을 들어 줬다.

우리투자증권은 곧바로 항소한 상태지만 판결이 나오기 전에 Y22가 새로운 인수자에게 파크원 매각을 완료해 버리면 손을 쓸 방법이 현실적으로 없다. Y22는 우리투자증권과의 협상 기간에 이미 맥쿼리 컨소시엄을 새로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상태다. Y22는 신한은행을 주관사로 정해 약 1조5000억원의 본 프로젝트파이낸싱(PF)도 추진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파크원 타워 인수가 힘들어질 경우에 대비해 새로운 건물을 물색하고 있다. 이미 여러 곳에서 인수 제안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우리투자증권은 이와 별개로 Y22 및 하나은행을 상대로 한 소송은 계속할 방침이다. 인수 작업과 소송에 들어간 비용 뿐만 아니라 파크원을 인수해 우리금융타운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보도자료를 통해 홍보한 마당에 유무형으로 입은 피해가 적지 않다는 판단 때문이다.

우리투자증권 관계자는 “파크원 인수 과정에서 입은 그룹 이미지의 피해 등을 감안해 끝까지 Y22 및 하나은행에 법적인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파크원 매각은 시행사와 우리투자증권간의 법적 분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진행되게 돼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NH투자증권 차트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