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천후 속 '천안함' 사고해역 일부 함정 피항(상보)

백령도(인천)=류철호 기자, 정영일 기자 2010.04.01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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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기상 호조시 선체 내부 진입…안내로프 추가설치"

'천안함' 침몰 7일째를 맞은 1일 사고해역인 백령도 서남방 해상의 기상상태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군이 수색작업 지원을 위해 침몰해역에 투입했던 함정 일부를 피항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군은 해상 날씨가 악화되자 독도함과 성인봉함, 광양함 등 대형 함정을 제외한 나머지 함정을 대청도로 피항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군 관계자는 "침몰해역의 파도가 높아 안전을 위해 소해함(기뢰탐색함)인 양양함과 옹진함 등 일부 함정을 백령도 인근으로 피항시켰다"며 "기상상태가 나아지면 곧바로 다시 투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군은 기뢰탐지함의 경우 기뢰와 충돌해도 터지지 않도록 배를 작고 가볍게 만들기 때문에 심한 파도를 견디기 힘들다고 밝혔다.

군 당국은 기상 악화에 따라 현재는 사고해역과 백령도 해안에서 부유물 수색작업에 주력하고 있다. 잠수요원들은 안전수칙 재교육 및 건강검진을 실시하고 장비정비와 차후 탐색작전을 위한 준비가 진행되고 있다.



이날 사고해역에는 오전 9시1분을 기해 풍랑주의보가 발표된 상태로 초속 9∼13m의 강풍과 함께 1.5∼2.5m의 높은 파도가 일고 있다. 군은 이날 오후 기상상황이 나아지면 함정을 다시 사고해역으로 투입해 수색작업에 나설 계획이다.

하지만 오후에도 기상상태가 호전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어서 수색작업 재개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조류가 잠잠해지는 정조시간은 이날 오전 10시와 오후 4시 10시다.

군 당국은 기상 상황이 개선되는 경우 정조시간대를 이용해 함체에 추가로 위치 부이와 안내색(로프)을 설치하는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재 함미에는 연돌(함선의 굴뚝) 후부에 인도색이, 연돌 후부에서 좌현 출입구간에 안내색이 연결돼 있다.


함수에는 상부갑판에 인도색이, 상부갑판에서 함장실 입구까지 안내색 연결이 완료된 상황이다. 군 당국은 기상 상황이 호전되면 함미의 승조원 식당까지, 함수의 상사 침실까지 선체 내부 탐색작업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이기식 합참 정보작전처장은 "빠른 실종자 탐색을 위해 함미 부분에서 함미 출입구에 위치부위와 인도색을 추가 설치할 예정"이라며 "작업이 가능할지 불가능할지는 정조시간대에 해상 상태를 고려해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천안함' 침몰 8일째인 내일(2일) 백령도 서남방 해상에는 날씨가 갤 것으로 보이나 바람은 더 거세질 것으로 예상되며 3일까지 '사리'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군은 천안함 인양작업을 위해 민간크레인을 사고해역으로 투입할 예정이다. 이날 사고해역에 투입되는 민간크레인은 해상크레인 전문임대업체인 삼호I&D의 2200t급 해상크레인 '삼아2200호'로 지난 29일 거제 성포항을 출발했다.

이와 관련, 군은 31일 밤 3000t급 바지선 1척을 백령도 침몰해역에 투입했다. 군은 인양된 선체를 이 바지선에 실어 정확한 사고원인을 조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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