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대한생명 상장 주간사 업무를 맡았던 증권사들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대한생명의 주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는 게 이유다.
한화그룹은 대한생명의 기업가치를 감안, 공모가가 적어도 1만원 이상이어야 한다는 입장이었으나 주간사들의 의견은 달랐다. 대한생명의 가치는 인정하나 시장 상황을 볼 때 공모가를 다소 낮추는 안전전략을 펼치는 게 바람직하다는 것이었다.
주간사들은 그러나 개인투자자 대상 청약에 4조2000억원이 넘는 자금이 몰리자 적잖은 마음고생을 했다는 전언이다.
증권사 투자은행(IB) 관계자는 "개인청약 이후 한화그룹 내부에서 공모가를 좀 더 높였어도 청약에 문제가 없었을 것이라는 불만이 컸다"며 "공식적인 문제제기는 없었으나 주간사들에게 큰 부담이 됐던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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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사들이 특히 우려했던 것은 17일 상장돼 첫 거래가 이뤄진 대한생명의 주가가 급등하는 상황이었다. 이는 주간사들이 한화그룹 보다는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들의 입장을 배려했다는 근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대우증권, 우리투자증권, JP모간, 도이치증권 등 주간사들은 대한생명 주가에 관심을 기울이며 국내외 투자자들의 동향을 파악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생명 주가는 17일 첫 거래에서 공모가인 8200원보다 높은 8850원으로 마감했고, 이날은 4.2% 하락한 8470원으로 끝났다. 주가가 약세를 보인 것은 외국인과 기관의 매물영향이 컸다. 외국인은 이틀간 690만주 가량을 매도했으며, 기관은 1420만주 넘게 팔았다.
대한생명은 전날 6561만주가 거래된데 이어 이날 2198만주가 거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