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픽스 '연착륙' 도입 한달새 신규대출 7709억

오상헌 정진우 도병욱 김지민 기자 2010.03.18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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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銀, 코픽스대출 1만건 넘어...신규대출 전환대출比 6배

새 주택담보대출 기준금리인 코픽스(COFIX) 연동 신규대출이 한 달 만에 1만건, 7700억원을 넘어섰다. 코픽스 대출금리가 기존의 CD(양도성예금증서) 연동 대출금리보다 0.1~0.5%포인트 낮기 때문이다.

다만 새로 코픽스 대출을 선택한 것이 기존대출에서 코픽스로 '전환'한 경우보다 6배 이상 압도적으로 많았다. CD 금리가 하락한 데다 이전에 낮은 가산금리를 적용받았던 대출 고객들이 아직 '갈아타기'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때문으로 해석된다.



18일 머니투데이가 국민 우리 신한 하나 기업 외환은행 등 국내 6개 은행의 코픽스 대출 실적을 취합한 결과, 지난달 17일 이후 한 달간 이들 은행의 코픽스 대출 건수와 잔액은 각각 1만6건과 770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새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면서 코픽스 금리를 선택한 건수는 8692건(6379억원)이었다. CD나 금융채 등 기존 기준금리에 연동해 대출을 받았다가 코픽스로 전환한 건수는 1314건(1330억원)에 그쳤다. 신규대출이 전환대출에 비해 6배 이상 많은 셈이다.



은행별로 편차는 있지만 코픽스 출시 이후 전체 주택담보대출 중 코픽스가 차지하는 비중도 2~30%에 달해 코픽스의 대체 속도도 가파른 것으로 나타났다.

코픽스 '연착륙' 도입 한달새 신규대출 7709억


이달 초 코픽스 대출을 시작한 국민은행은 보름여 만에335건(219억5800만원)의 신규대출과 3건(2억5000만원)의 전환대출 실적을 올렸다. 금리가 다소 낮은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대출 건수는 249건(174억7900만원)인 반면, 월말잔액 기준 코픽스 대출은 86건(44억7900만원)이었다. 최근 한 달간 국민은행의 전체 주택담보대출 중 코픽스 대출이 차지한 비중은 5%(금액 기준)에 달했다.

우리은행의 경우 신규대출이 2620건(1633억원)이었고 전환대출은 683건(665억원)으로 집계됐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전체 신규 주택담보대출 중 75%가 코픽스 대출을 받을 정도로 코픽스를 선택하는 고객이 늘고 있다"며 "코픽스 금리 중에선 월말잔액 기준보다 최고 0.48%포인트 금리가 낮은 신규취급액 기준을 선택한 비율이 90%에 달했다"고 전했다.


신한은행은 한 달 동안 각각 1861건(1668억원)과 319건(423억원)의 신규 코픽스 대출과 코픽스 전환대출 실적을 올렸다. 하나은행도 신규대출이 1080건(786억원)으로 82건(49억원)의 전환대출을 압도했다.

이밖에 기업은행은 신규대출과 전환대출이 각각 653건(636억원), 184건(136억원)이었고, 외환은행도 342건(303억원)의 신규대출과 43건(54억원)의 전환대출 실적을 기록했다. 기업은행과 외환은행의 최근 한 달간 전체 주택담보대출 대비 코픽스대출 신규 취급 비율(건수 기준)은 각각 17%와 28% 수준이었다.



이처럼 코픽스 대출이 꾸준히 늘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금리 프리미엄 덕이다. 각 은행들이 지난 달 중순부터 이달 초까지 선보인 코픽스 대출은 CD 연동 대출보다 0.1~0.5%포인트 금리가 낮았다. 여기에다 은행연합회가 지난 15일 발표한 이달 코픽스(신규 취급액 기준 3.62%, 잔액 기준 4.10%)는 조달금리 하락 영향으로 전달보다 각각 0.26%포인트와 0.01%포인트 떨어져 금리 인하폭이 더 커졌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코픽스 금리가 하락한 반면,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인상하지 않기로 하면서 코픽스 대출상품의 매력이 더해졌다"며 "금리가 더 낮은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 대출이 상대적으로 많은 것도 금리 혜택 때문"이라고 말했다.

은행권에선 최근 CD금리 하락 추세가 이어지고 있어 기존 대출자의 코픽스 전환 사례는 당분간 크게 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7일 기준 CD금리는 2.82%로 한 달 전(2.88%)보다 0.6%포인트 떨어져 하락추세가 계속되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CD금리 하락으로 기존 대출자들 중 예전에 낮은 가산금리로 대출을 받은 고객들은 갈아탈 이유가 현재로선 없다"며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시기가 늦춰질 것이란 예상이 많아 전환대출보다는 신규대출을 중심으로 코픽스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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