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 전 사장은 11일 오전 10시30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김형두 부장판사)의 심리로 진행된 한 전 총리에 대한 두 번째 공판에 첫 증인으로 출석해 검찰의 신문을 받았다.
그러나 곽 전 사장은 통화 시점이 공기업 사장 지원 이전인지 아니면 이후인지, 어느 회사에 지원했을 때인지에 대해서는 기억하지 못했다. 그는 "(통화시점이)원서를 접수하라고 지시했을 때인 듯하나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며 "(당시 지원한 회사가)석탄공사인지 남동발전인지, 한국전력인지도 확실치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곽 전 사장은 석탄공사 사장에 임명되지 않자 한 전 총리로부터 '곧 다른 공기업 사장으로 가게 될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고, 2007년 3월 초 한전 임원으로부터 연락을 받고 사장 지원서를 접수, 같은 달 31일 남동발전 사장으로 선임됐다.
이와 관련해 곽 전 사장은 "산업자원부에서 찾아와 (입사지원서를)내라고 하니까 사장으로 선임될 거 같다는 '느낌'(feeling)을 받고 한 총리에게 전화해 '사장으로 선임될 것 같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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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전 총리와 친한가'라는 검사의 질문에는 "훌륭한 분이 친절하게 대해줘서 부드러움을 느끼고 친하다고 느꼈다"면서도 "친한 거 같지.."라며 말꼬리를 흐리기도 했다. 2009년 8월2일 1분51초 동안의 통화기록에 대해서는 "총리를 그만 둔 뒤 오랜만에 안부 인사차 한 번 통화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검찰은 증인 심문에 앞서 곽 전 사장이 고가의 일제 골프채를 선물하고 선거자금으로 1000만원을 지원한 사실을 근거로 신문을 진행해야 한다며 한 전 총리 측에 입장을 밝혀줄 것을 요청, 기선제압에 나섰다. 그러나 한 전 총리 측은 현 단계에서 답변해야 할 의무 사항이 아니라며 의견 표명을 거부했다.
한편 재판부는 이날 곽 전 사장의 횡령 혐의를 조사한 내용을 담은 영상녹화물과 정세균 민주당 대표의 보좌관 강모씨 내사자료에 대해 열람만을 허용하겠다는 검찰의 의견을 받아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