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원희룡 서울시장 예비후보

머니투데이 김선주 기자 2010.03.07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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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한나라당 의원은 7일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원 의원은 이 자리에서 시민을 중심에 둔 시정활동을 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다음은 원 의원과의 일문일답.

- 최근 당정에서 무상급식 전면 실시 어렵다고 하더라. 어떤 방식으로 이루려 하나?



▶ 서울시 초등학교에서 모든 학생에게 무상급식을 실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공약으로도 제시했다. 지금도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선별적으로 급식이 지원된다. 그러나 '저소득층이니 급식 지원을 받아야 한다'는 낙인 효과 때문에 비교육적인 일들이 너무 많이 일어나는 게 우리 교육의 현장이다. 비록 한 달에 3~4만원 하는 급식비이지만 대다수 시민들에게는 교육비 부담의 무거운 한 축을 이루고 있다.

지금 정부에서 걱정하는 것은 '모든 학교에 전국적으로 한꺼번에 실시하면 3조원이 넘는 예산이 필요하니 재원 마련이 어렵다'는 것이다. 무상급식을 실시하다 보면 다른 교육 사업이 희생될 수 있다는 걱정을 하고 있다. 그런 걱정도 정부 당국으로서는 따져 볼 문제다. 현재 실태를 보면 경기도 과천, 성남 및 경북, 경남, 전북 등 이미 1500개가 넘는 학교에서 전 학생에 대한 무상급식이 이뤄지고 있다. 만약 전면 무상급식이 문제가 있는 정책이라면 지금 이뤄지고 있는 급식을 취소해야 하나? 그런 문제가 아니다.



재원 형편이 어떤가, 학생들에 대한 교육지원 사업의 우선순위가 전면 무상급식에도 주어질 수 있느냐에 대한 사회적인 합의와 검토를 통해 단계적으로 실시하자는 것이다. 구체적인 판단은 지방자치단체에 맡기고 여러가지 재원을 확보하고 예산을 집행하면서 중앙 정부에서는 형편이 되는대로 지원해 나가는 게 맞다. 한나라당 내에서도 급식 지원 문제에 대해 선별적으로 지원할 것이냐, 초등학교 때부터라도 의무교육이니까 전면 지원할 것이냐를 두고 활발한 토론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내가 앞장서서 '초등학교 무상급식은 단순히 인기를 얻기 위해 무조건 나눠주자는 분배 정책이 아니라 의무교육의 내용을 충실히 해서 학부모들의 교육비 부담을 줄여 주는 첫 걸음'이란 입장을 설득하는데 모든 노력을 다 할 것이다. 이념의 문제가 아니라 한나라당이 훨씬 더 현실성, 책임성 있는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분야라는 의미로 자리 잡길 바란다.

- 내일부터 세종시 중진협의체 들어간다. 세종시 문제도 서울시장 후보로서 중요한 문제다. 향후 세종시에 대해 어떤 방향으로 접근할 예정인가?


▶ 서울시장 경선을 준비하면서 막바지 박차를 가하다 세종시 해법을 위한 중진협의체에 지명됐다는 통보를 언론을 통해 일방적으로 받았다. 너무 당황스럽고 곤혹스러웠다. 아시다시피 현역 시장에 도전하는 경선의 길이 결코 만만한 길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온 힘을 쏟아서 뛰어야 도전이 가능한 일이기 때문에 모든 정열과 시간을 경선 운동에 투입하려고 생각하고 있었다.

당 지도부와 얘기한 결과 서울시장 경선도 중요하지만 국론 분열과 당 내의 갈등으로 인한 국가적 문제가 세종시인 만큼 이 문제에 대해 어쩌면 마지막 당 내 논의 절차일 수 있는 중진협의체에 책임감을 갖고 참여할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능력도 부족하고 아주 힘든 여건이 많지만 최선을 다 해서 중진협의체에 참여하겠다. 경선 준비 때문에 형식적으로, 불성실하게 참여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최선을 다 하되 도저히 양립이 안 된다고 한다면 중진협의체에 그 직을 다시 반납하는 한이 있더라도 현재 당 지도부의 간곡한 권유와 요청을 받아들여서 최선을 다 하겠다.



내일 아침에 첫 회의가 열리기 때문에 출마 선언도 앞당겨서 단촐하게 했다. 기존 내용에 대한 나의 생각도 있다. 절차에 대한 내 판단도 있다. 하지만 개인으로 참여하는 게 아니라 우리 당의 세종시에 대한 내용적인 방안, 그리고 앞으로 논의절차에 대한 해법, 여기에 대해서 머리를 맞대야 한다. 모든 내용과 논의 절차에 대해 나부터 백지 상태에서 마음을 열고 문제점들의 일치점을 하나 하나 끈기를 갖고 찾아 나가는 역할에 집중하고자 한다.

- 최근 여의도연구소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오세훈 서울시장을 지지하지 않겠다는 여론이 지지하겠다는 여론보다 앞서는 것으로 나왔다. 오세훈 시장의 실정이 어디에 있다고 보나?

▶ 다른 분들이 보면 (언론과 내가) 짜고 하는 줄 알겠다(웃음). 오 시장도 한나라당이 힘을 모아서 당선시켰던 분이고 나름대로 서울시장에 대해서 소신을 갖고 열심히 해 왔다. 아낌없이 인정하고 평가한다. 그러나 내가 서울시장 경선에 임하면서 중점을 두고 싶은 건 이런 점이다. 디자인도 좋다. 디자인은 많은 시민의 요구 사항 중 하나일 수 있지만 디자인에 올인 할 단계는 아직 아니지 않느냐. 시민이 가장 아파하고 가장 불안하고 가장 서울시장의 관심과 답변을 듣고 싶어 하는 문제로 우선 순위를 돌려야 한다. 출산에 대한 부담 때문에 출산율이 내려가고 있다. 내 집 마련의 꿈은 점점 멀어지고 있다. 교육비 부담? 해마다 커지고 있다. 물론 지금 서울시정도 이런 문제점을 다루고 있지만 그냥 서울시에서 하는 식으로 많은 사업 중의 하나로 조금씩 니눠서 가는 식으로 문제가 악화되는 것으로는 바꿀 수 없다. 획기적인 방향 전환, 제대로 된 예산 집중으로 가겠다.



- 같은 당 나경원 의원도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당 내 경선을 하게 되면 흠집내기, 상처내기를 통해 야당과의 본선에서 힘들어지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어떤 식으로 페어플레이 할 예정인가?

▶ 유권자들에게 최상의 후보를 내보내는 게 정당이 존재하는 이유다. 치열한 경선을 통해, 그 과정을 통해서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를 내보내는 게 경선의 목적이다. 여러가지 흠집내기 등 경쟁이 치열해 지다 보면 나타날 수 있는 문제에 대해 걱정하지만, 오늘 출마선언을 한 이유는 한나라당의 정치인들이 얼마나 치열하면서도 멋있게 국민이 볼 때 국민이 알아야 할 문제에 대해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고 새로운 정치의 모습을 보여줄 지 후보도 노력하고 당도 노력하는 기회를 보여 줄 기회라고 본다.

정책 평가와 앞으로의 비전에 대한 공방은 불꽃이 튀어야 한다. 어떤 비판과 경쟁이 이뤄지더라도 나와 다른 사람, 나와 다른 생각에 대해 서로 존중하고 내가 부족할 수 있다는 열린 마음으로 나도 임하겠다. 나와 선의의 경쟁을 하게 될 다른 후보들도 그런 공통의 원칙 아래 멋진 경쟁을 벌이자고 감히 말하고 싶다. 하지만 흠집 낼까봐 걱정된 나머지 정책 대결마저 제한되는 일은 있어서는 안 된다. 쟁점 없는 형식적인 경선은 안 된다. 치열하되 서로 보완하면서 생산적인 경쟁이 되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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