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보, 우리금융 주가약세에 '속병'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2010.03.02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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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딜 규모 시기 조율...민영화 작업 차질 우려

예금보험공사가 우리금융 (11,900원 0.0%) 주가약세에 속을 앓고 있다. 소수지분 매각 등 전반적인 민영화 작업에 차질이 있을 수 있어서다.

예보는 올 상반기 내에 보유지분 가운데 7~8% 가량을 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한다는 방침이나, 주가약세로 일정이 미뤄질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예보는 가급적 빠른 시일 안에 이번 블록딜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었으나, 최근 주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규모와 시기를 조율하기로 했다.

예보는 지난해 말 우리금융 소수 지분 7%를 1주당 1만5350원에 매각해 총 8660억원의 공적자금을 회수했다. 매각가격은 시가대비 4.36% 할인율이 적용된 수준이었다.
지난주말 우리금융 주가는 1만3050원을 기록했다. 지난 소수지분 매각 때보다 18% 가량 낮은 가격이다. 여기에 할인율까지 감안하면 이번 블록딜 가격은 1만2000원대 초중반까지 내려간다는 얘기다.



주가는 예보의 블록딜에 적잖은 영향을 미친다. 우리금융 주가가 100원 내릴 때 마다 공적자금 회수액(지분 8%매각시)이 60억원씩 줄어든다.

예보는 현재 65.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소수지분(16%)을 처분해 지분율을 50%까지 낮춘다는 방침이다. 통상 블록딜이 8% 가량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두 번의 작업이 필요하다.

증권업계는 그러나 이번이 예보의 마지막 블록딜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소수지분 가운데 절반은 블록딜로 시장에 매각하고, 나머지는 우리금융이 자사주 형태로 인수하는 방안이 거론되기 때문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우리금융에 지워지는 자사주 인수부담을 줄이려면 이번 블록딜을 예전보다 큰 규모로 할 필요가 있다"며 "이는 공적자금 회수에 주가가 미치는 영향이 커진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우리금융 주가약세는 소수지분 처리후 이뤄질 지배지분(50%) 매각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은 현재 KB금융, 하나금융 등과 합병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주가는 합병비율 산정에 미치는 영향은 적으나,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들이 행사할 주식매수청구권 비용과 연관된다.

예보 관계자는 "현재 주가수준에서는 손쉽게 블록딜을 결정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며 "매각주간사 선정에 이어 시장수요조사까지 마무리되려면 한 달 가량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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