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MA, 1000만 계좌? 빛 좋은 개살구

머니투데이 김성호 기자 2010.01.07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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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경쟁력 상실에 잔액 감소..무리한 마케팅으로 공계좌 급증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수가 1000만개를 돌파했지만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CMA의 최대 강점인 금리가 사실상 경쟁력을 상실하면서 오히려 전체 잔액은 줄고 있기 때문. 결국, 증권사들이 경쟁적으로 고객확보에 나서면서 공계좌만 양산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CMA 전체 계좌 수는 1000만2468개로, 도입 6년 만에 1000만개를 돌파했다. 반면, 전체 잔액은 작년 7월 이후 계속 감소하고 있다.



실제로 작년 7월말 40조920억원이었던 잔액이 지난 5일 기준 38조6063억원으로 5개월 사이 2조원이 빠져나갔다.

CMA, 1000만 계좌? 빛 좋은 개살구


CMA 잔액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것은 금리 경쟁력이 상실됐기 때문이다. 초기 CMA가 광풍을 몰고 온 배경에는 수시입출금이 가능하면서 은행의 예금상품보다 높은 금리를 제공했기 때문. 그러나 최근 CMA 금리는 2-3% 정도로, 은행의 예금상품 금리에 못 미치고 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은행 예금상품의 저금리 기조 속에 CMA가 5%이상의 금리를 제공하다 보니 확실한 메리트가 있었다”며 “그러나 은행들이 잇따라 고금리 상품을 선보이는데 오히려 CMA 금리는 낮아지다 보니 고객들이 자금을 빼나가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또, 주식시장이 보합상태에 머물면서 주식투자자들이 CMA에 자금을 넣지 않는 것도 이유로 꼽히고 있다. 현재 CMA를 제공하는 증권사 가운데 절반가량이 CMA통장에서 주식투자가 가능토록 하고 있다. 따라서 주식 예탁금 성격의 자금들이 유입되지 않으면서 전체 잔고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

이처럼 CMA가 상품경쟁력 상실로 잔고가 감소하는 상황에서도 신규계좌는 꾸준히 늘고 있는 것은 증권사들의 무리한 마케팅 탓이라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지급결제 서비스가 실시되면서 증권사들이 CMA 고객확보에 혈안이 돼 있다”며 “앞다퉈 자체 캠페인을 펼치는 등 무리한 경쟁으로 공계좌만 양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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