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투공제무산되면 삼성전자 수천억 '세금폭탄'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2010.01.06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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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창출도 타격받을듯

-수도권 기업 수천억 추가 세부담
-투자감소 불가피… 일자리 창출 제대로 될까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 하이닉스 등 수도권에 주요 사업장을 둔 기업들이 임시투자세액공제(임투공제)를 받지 못할 상황에 처함에 따라 수천억원의 세금을 추가로 부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기업의 세부담이 늘어나면서 투자 감소와 함께 민간에서 제대로 일자리가 창출될 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 4000억원 등 '세금폭탄'= 삼성전자는 2010년 경영계획 등을 확정하지 않았으나 메모리 반도체에 5조5000억원 이상, LCD에 3조원대 수준의 시설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에 투자할 5조5000억원 대부분은 용인시에 있는 기흥 반도체 라인에 투자된다.



지난해와 같은 조건이라면 삼성전자는 이 투자만으로 5500억원의 임투공제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올해는 임투공제를 한 푼도 받지 못할 상황이다.

지난해는 수도권 과밀억제권역 밖에서 10%의 임투공제를 받았지만 올해는 임투공제 대상 지역에서 수도권 전 지역이 제외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예전처럼 수도권 과밀억제권역만 임투공제를 받지 못한다면 삼성전자는 반도체 라인 투자로 3850억원의 세금을 아낄 수 있다.


파주에 LCD 공장을 가지고 있는 LG디스플레이도 임투공제를 받지 못할 상황이어서 세부담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LG디스플레이는 앞으로 파주 LCD라인에 3조5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특히 지난해 7월에는 3조2700억원을 들여 8세대 생산시설을 증설하겠다고 발표했다.

파주가 예전처럼 임투공제를 받을 수 있는 지역이라면 LG디스플레이는 2450억원의 세금을 아낄 수 있지만 임투공제 지역에서 제외되면 한 푼도 받을 수 없게 된다.



하이닉스 역시 이천 반도체 라인을 증설해도 임투공제를 받을 수 없게 된다. 이처럼 수도권내 주요 사업장을 둔 기업들은 임투공제를 받지 못할 상황에 처함에 따라 대규모 세금을 추가로 부담해야 할 전망이다.

◇투자 급감…일자리 창출될까=임투공제가 사라지면 수도권에 공장을 둔 기업들의 투자 축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임투공제가 매년 달라지기 때문에 장기 투자의 경우 투자 시기가 대폭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해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임투공제를 폐지하면 기업의 57.9%가 현재 투자계획을 축소 수정(10.3%)하거나 신규 투자계획에 부정적 영향(47.6%)을 줄 것이라고 응답했다.



투자가 줄면 당연히 일자리는 줄어들 수 밖에 없다. 더 이상 재정지출을 확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 기업마저 일자리를 만들지 않는다면 앞으로 고용여건은 나빠질 수 밖에 없다.

일부에서는 정부가 올해 최우선 정책 과제로 `일자리 창출돴을 제시한 것이 맞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일자리 창출의 원동력인 기업의 세부담을 늘리면서 일자리가 늘어나길 기대하는 게 어불성설이라는 지적이다.

◇임투공제=임투공제란 경기 하강기에 기업 투자를 활성화해 경기 변동성을 완화하기 위해 기업의 설비투자금액 중 일부를 법인세나 소득세에서 공제해 주는 제도로 1982년에 처음 도입됐다. 지역별로 공제율이 달라진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며 올해는 지방에 한해서만 7%의 공제율이 적용된다.



임투공제는 일몰을 정해놓고 한시적 형태로 운영되고 있으나 2009년말까지 28년중 20년 운영되면서 '임시'가 아닌 '상시'투자세액공제라는 지적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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