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기업월드컵' 한국팀 허리가 문제네

머니투데이 진상현 기자, 최석환 기자 2010.01.01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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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기획]매출로 본 기업월드컵②

G20 국가들의 기업 '베스트 11'의 면면을 살펴보면 이들 국가의 기업 경쟁력과 산업 특성이 한 눈에 들어온다.

◇한국 수출기업 포진..삼성전자 든든= 한국은 전자와 자동차 등 수출을 중심으로 하는 기업들이 주로 전진 배치됐다. 전형적인 공격형 진용이다. 대표선수는 역시 삼성전자 (63,000원 ▼100 -0.16%). 지난 7월 포춘에서 발표한 '글로벌 500대 기업'에서 전체 40위(매출 1103억5000만 달러)에 오를 정도로 기업 규모가 커져 최전방 공격수로 한국 대표팀을 이끌기에 손색이 없다.

현대자동차 (250,500원 ▲4,500 +1.83%)는 포춘 87위, 동업계 4위권을 달리면서 경쟁국인 미국이나 일본, 유럽 자동차 기업과 겨뤄볼 만큼 성장했다는 평가다. 전자와 화학을 주력으로 하고 있는 (주)LG (84,700원 ▲100 +0.12%)와 정유와 통신을 양대 축으로 하고 있는 SK (207,000원 ▼12,000 -5.5%)(주)도 든든한 공격수다.



세계적인 철강업체인 포스코와 조선강국의 자존심인 현대중공업도 탄탄한 진용을 구성해주고 있다. 정유가 주력인 (주)GS와 석유화학과 금융(보험)을 간판으로 내세운 (주)한화도 글로벌 플레이어로 면모를 보였다.

다만 기업들에게 자금을 적재적소에 배분해주는 '미드필더' 역할을 할 금융회사가 경쟁국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했다. 금융회사 가운데 유일하게 삼성생명이 포춘 500에 포함되긴 했지만 자금중개 역할이 더 큰 은행은 한 곳도 대표에 포함되지 못했다. 고질적으로 미드필더(금융)가 약점으로 꼽히는 이유다.



2010 '기업월드컵' 한국팀 허리가 문제네


◇ 우승 후보 미국= 세계 1위의 경제대국인 미국 대표팀은 에너지 기업들이 주축을 이뤘다. 매출 기준으로 상위 5개 기업에 엑손모빌, 셰브론, 코노코필립스 3곳이 포함됐다. 포춘 선정 세계 2위 기업인 엑손모빌과 세계 5위인 셰브론, 세계 7위인 코노코필립스는 모두 석유회사들이다. 석유 및 천연가스 탐사와 생산은 물론 원유정제, 석유화학제품 생산, 주유소 운영 등을 주로 한다. 여기에 정유업체인 '발레로 에너지'도 대표로 선발, 에너지 강국의 위상을 뒷받침했다.

지난해까지 극심한 슬럼프를 겪었던 제너널모터스(GM)와 포드가 주전으로 뽑혀 명성을 회복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소매업체인 월마트와 세계 최대 전자제품 생산업체인 제너럴일렉트릭(GE)도 대표선수로 선발됐다. 미국 최대 통신업체인 AT&T, 컴퓨터업체의 대표주자인 휴렛팩커드(HP), 미국 최대 은행으로 미국인의 절반이 계좌를 보유하고 있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도 '베스트11'에 들면서 업종간에 균형을 맞췄다.

◇일본 제조업 중심, 독일 제조업-금융 고른 분포= 일본은 제조업 강세가 두드러졌다. 주전으로 선발된 11개 기업 가운데 7곳이 전기전자 및 자동차 관련 업체다. 세계 4위의 전기메이커인 히타치를 비롯해 일본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전자업체인 파나소닉과 소니, 도시바가 전면에 기용됐다. 자동차의 경우 세계최대 메이커인 토요타를 앞세우고 혼다와 닛산을 후방에 배치했다.


대신 일본의 최대통신사업자인 NTT, 보험업계 대표선수인 니혼생명, 일본 최대 정유업체인 닛폰오일이 제조업에 쏠린 팀의 구성을 보완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은행은 베스트 11에 들지 못했다.

독일은 대표팀 내 업종이 골고루 분포됐다. 자동차 강국답게 폭스바겐(아우디, 포르쉐, 벤틀리, 부가티, 람보르기니 포함)과 다임러(벤츠)를 양대 축으로 세우고, 유럽 최대의 전기·전자기기 제조업체인 지멘스가 뒤를 받치는 공격 라인이 돋보인다. 알리안츠(보험)와 도이치뱅크(은행) 등 금융사도 균형 있게 들어가 있으며, 세계 최대 화학업체인 바스프와 독일 최대 에너지업체인 에온, 세계 3위의 유통업체인 메트로, 유럽 최대의 통신업체인 도이치텔레콤 등도 팀 운영에 안정감을 준다.



이탈리아 역시 에너지(Eni), 전력(A2A, ENEL), 자동차(피아트), 통신(텔레콤이탈리아), 방산(핀메카니카), 선글라스(룩소티카), 방송(미디어셋) 등 다양한 업종의 기업들이 '베스트 11'에 들었다. 스웨덴도 볼보(자동차), ABB(발전기), 이케아(가구 유통), 에릭슨(IT&통신) 등 비교적 잘 알려진 기업들이 대표팀에 이름을 올려 '기업 강국'임을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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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프랑스, 캐나다, 중국..금융이 주축= 영국은 금융이 대표팀의 중심축으로 자리잡았다. 유럽 최대 은행인 HSBC, 투자은행 바클레이스와 국영 은행인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 영국 최대 모기지업체인 HBOS 등 4곳이 대표선수로 선발됐다.

여기에 미국 엑손모빌에 이어 세계 2위의 석유회사로 영국 최대기업인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이 '최전방 공격수' 역할을 수행한다. 영국 최대 유통업체인 테스코와 매출액 기준으로 전 세계 1위의 이동통신 사업자인 보다폰, 세계적인 광산업체로 호주에도 상장돼있는 리오틴토그룹도 빼놓을 수 없다. 세계 2위의 다국적 제약 회사인 글락소스미스클라인, 전력 및 가스공급 업체인 스코티시&서던 에너지와 센트리카도 '베스트 11'에 이름을 올렸다.



프랑스도 영국과 대표 선수 면면이 비슷했다. 세계 4대 은행인 BNP파리바, 프랑스 2·3위 은행인 쏘시에떼 제네랄과 크레디아그리콜, 세계적 보험회사인 악사(AXA) 등 금융회사에 프랑스 최대기업으로 포춘 선정 세계 6위의 거대 석유회사인 토탈, 세계 2위 유통업체인 까르푸, 유럽의 3대 자동차 제조업체인 푸조 시트로엥 등이 뒤를 받쳤다. 세계 굴지의 판유리 제조업체인 '생고뱅'이 11번째 선수로 선발된 것이 눈길을 끈다.

캐나다는 RBC(은행), 파워코퍼레이션오브캐나다(보험), 매뉴라이프 파이낸셜(보험), 노바스코셔은행, 오넥스(투자회사), 토론토도미니언은행 등 6곳이 금융 관련 기업이었고, 세계 19위의 유전회사인 엔케나, 오일샌드 회사인 썬코 에너지, 정유사인 페트로캐나다 등 3곳이 에너지 관련 기업이었다.

중국도 금융회사로 비중이 쏠리기는 마찬가지였다. 중국공상은행, 건설은행, 중국인수보험, 중국은행, 농업은행 등 금융사 5곳이 대표팀에 선발됐고, 석유화학업체인 시노펙과 시노켐, 중국 최대 석유가스 생산업체인 페트로차이나 등이 베스트 11에 포함됐다.



호주와 브라질 등 자원 부국들이나 중하위권 국가들은 석유와 광물 등 자원과 자원을 1차적으로 활용하는 원자재, 금융 등을 주력으로 하는 기업들이 베스트 11에 대거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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