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클릭]우리은행의 또다른 '회현 고가차도'

머니투데이 도병욱 기자 2009.12.28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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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클릭]우리은행의 또다른 '회현 고가차도'


우리은행이 본점 건물을 가로막던 회현 고가차도 철거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명동에서 우리은행 건물이 잘 보이지 않았는데, 이제 멀리서도 한 눈에 보이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우리은행'이라는 브랜드를 보다 더 잘 알릴 수 있는 효과를 기대하는 눈치입니다.

우리은행은 이참에 본점 건물을 랜드마크로 만들어 대고객 이미지를 크게 높이자는 전략을 세우고 있습니다. 본점 건물을 '유명하게' 만들어, 우리은행의 이미지를 좋게 끌어올리자는 것입니다.



지난 21일부터는 연말연시 기념 조명장식을 설치했습니다. 건물 벽면에 경인년을 상징하는 호랑이 이미지를 조명으로 장식했습니다. 김홍도의 '송하맹호도'를 디자인화 한 것으로 60년 만에 돌아오는 백호의 해를 기념해 백색 LED 조명으로 만들었습니다. 지상 7층에서 21층까지 높이만 59m, 너비 50m에 달하는 대규모 장식입니다.

앞서 지난달 중순부터는 벽면 현수막 글귀를 통해 지나가는 이들의 눈길을 붙잡고 있습니다. 처음에 선보인 글귀는 '눈길에 난 발자국만 보아도 서로 사랑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는 정호승 시인의 시 구절이었습니다.



일단 이 전략은 성공적인 것 같습니다. 회현사거리에서 우리은행 건물을 가리키며 대화를 나누는 이들이 부쩍 늘었습니다. 저녁때면 사진을 찍는 행인도 종종 있습니다.

우리은행 영업점 직원은 "회현 고가차도를 철거한 이후 본점을 방문하는 고객의 수가 부쩍 는 것 같다"는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고가차도 철거 이후 회현사거리에 생긴 횡단보도도 우리은행으로 고객을 끄는 일등공신이라고 합니다.

올해 우리은행의 경관을 가로막던 회현 고가차도가 철거됐다면, 내년에는 우리은행 영업의 발목을 잡던 공적자금 투입이라는 장애물이 철거될 예정입니다. 우리은행과 지주사인 우리금융은 물론 감독당국의 의지도 어느 때보다 높아, 내년 상반기 중에 '철거 계획'이 나올 분위기입니다.


30여년 만의 회현 고가차도 철거가 우리은행의 인지도를 높이고 본점 고객 수를 늘렸다면, 10여년 만의 공적자금 투입을 뛰어넘은 민영화는 어떤 효과를 불러올 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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