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폴란드社 인수… 유럽1위 시동

머니투데이 진상현 기자 2009.12.22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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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 생산설비, 인력 890억원에 인수… 유럽 물량 유럽서 생산 경비 절감

삼성전자 (63,000원 ▼100 -0.16%)가 폴란드 가전 명가로 꼽히는 아미카(Amica)사를 전격 인수했다.

삼성전자는 냉장고 세탁기 공장과 생산설비, 인력을 약 7600만 달러(약 890억 원)에 인수하는 '자산인수 방식'으로 아미카사를 인수했다고 22일 밝혔다. 아미카 브랜드는 인수 대상에서 제외됐다.



삼성전자는 한국 중국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 멕시코 등 6개국에서 생활가전 제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이번 인수를 통해 유럽에서 처음 가전 생산거점을 갖추게 됐다.

삼성전자는 지금까지 유럽 판매량 대부분을 중국과 동남아 생산법인에서 공급해왔다. 유럽 내 생산거점이 확보되면서 제품공급에 걸리는 시간을 4주 이상 획기적으로 줄이고 물류비용도 크게 절감해 가격경쟁력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인수한 폴란드 가전회사 아미카의 공장 전경. ↑삼성전자가 인수한 폴란드 가전회사 아미카의 공장 전경.


삼성전자는 유럽 16개국에서 시장점유율 1위의 명성을 쌓은 양문형 냉장고와 프리미엄 제품으로 각광받고 있는 대용량 드럼세탁기를 폴란드에서 본격적으로 양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바탕으로 연 500억 달러 규모로 추산되는 유럽 가전시장에서 명품 브랜드들과 한판 승부를 펼친다는 복안이다. 삼성이 TV와 휴대폰으로 유럽시장의 리더로 성장했듯이 가전 부문에서도 독보적인 리더십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신상흥 삼성전자 구주총괄 부사장은 "폴란드의 우수한 인적자원과 삼성의 기술력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해, 조만간 삼성전자가 유럽 가전시장 최고의 위치로 도약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현지시각 22일 열린 조인식에는 신 부사장과 아미카사 야첵 루트코스키 사장, 폴란드 관계부처 인사들이 참석했다.

아미카는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 서쪽 320km 포즈난 지역에 위치한 65년 전통의 가전 제조사로 냉장고 세탁기 오븐렌지 등을 주로 생산한다. 영국 독일 러시아 체코 등지에 판매거점을 두고 있다



한편, 삼성전자가 이번 인수를 계기로 활발하게 인수합병(M&A) 시장에 적극 나설지도 관심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1994년 세계 PC 시장 점유율 6위이던 미국 AST리서치를 5억4700만 달러에 인수한 적이 있고, 이후 한동안 기업 M&A 시장에 나오지 않다가 2007년 이스라엘 비메모리 반도체 업체 '트랜스칩' 인수, 2008년 미국 액정표시장치(LCD) 업체 '클레어보이언트'의 특허권 인수 등을 성사시켰다.

같은 2008년에는 매년 수억 달러에 달하는 지적재산권 사용료를 절감하고 플래시메모리 시장의 장악력을 강화하기 위해 미국 샌디스크 인수를 추진했으나 가격조건이 맞지 않아 같은 해 10월 6개월만에 인수 제안을 철회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어느 기업보다 현금유동성이 풍부한 만큼 적절한 매물이 나오고 M&A 성공 사례들이 쌓일 경우 보다 적극적으로 M&A 시장에 나설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40주년 창립기념식에서도 외부의 역량과 자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오픈 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의 확립을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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