꽉막힌 예산정국 돌파구 뚫리나

머니투데이 백진엽 기자, 심재현 기자 2009.12.16 13:25
글자크기
4대강 예산으로 인해 꽁꽁 얼어붙은 정국이 조금씩 녹고 있다. 그동안 평행선을 그리던 여야가 한발씩 물러나는 듯한 모습을 보이면서 새해 예산안 처리를 위한 대타협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그동안 여야는 4대강 예산과 관련해 '원안대로 처리'(여)와 '포기 또는 대폭 삭감'(야)으로 팽팽하게 맞서 왔다. 여당은 야당이 4대강 사업을 빌미로 예산안 처리를 자꾸 미룰 경우 강행 처리할 수 있다는, 야당은 4대강을 포기하지 않으면 계수조정소위 구성을 하지 않겠다는 식이었다.



하지만 16일 여야는 한걸음씩 물러서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한나라당은 4대강 예산 삭감 가능성을, 민주당은 협상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다.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에서 "4대강 사업 예산에 불요불급한 게 있으면 계수조정소위에서 삭감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4대강 사업 예산 삭감 불가'를 고수해온 데서 한걸음 물러나 민주당이 소위 구성에 동참하면 합의해 4대강 사업 예산 일부를 삭감할 수도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비슷한 시간 이강래 민주당 원내대표는 "4대강 문제 협상과 토론을 통해 풀 용의있다"며 "이명박 대통령이 협상 가능하도록 숨통을 열어줘야 문제가 풀린다"며 협상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같은 분위기 전환은 연말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즉 연말까지 예산안을 처리하지 못할 경우 사상 처음으로 '준예산'을 편성해야 하는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안 원내대표는 "연말까지 13일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더 이상 기다릴 수만은 없다"고, 이 원내대표 역시 "이제 올해도 보름밖에 남지 않았다"며 예산안을 처리할 수 있는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우려했다.


여기에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가 전날 여야대표 회담을 제안한데 이어 이날 이 대통령을 포함한 여야대표 회담을 수정 제안했고, 민주당이 이를 전격 수용하면서 협상의 분위기는 더욱 달궈지고 있다.

정 대표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에서 "어제 취임 100일을 맞아 여야 정당 대표회담을 제의했다"며 "오늘은 이명박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만나 정국을 해소하는 모임을 가질 것을 다시 제안한다"고 말했다.



이에 우상호 민주당 대변인은 "4대강 사업의 최종 결정권자인 이 대통령에게 4대강 문제에 대한 전향적인 입장변화를 촉구하고 국민의 우려를 전달한다는 차원에서 동의하기로 했다"며 "이 대통령과 정몽준 대표, 정세균 대표간 3자 회동 형태를 역으로 제안한다"고 답했다.

우선 여야는 이날 원내수석부대표간 회동을 갖고 예결특위 계수소위 구성과 교육과학기술위 정상화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만약 수석부대표 회동에서 조율이 되지 않을 경우 원내대표끼리 만나 재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4대강 예산에 대한 여야간 이견이 여전히 크기 때문에 협상은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삭감폭을 최소화하려는 여당과 수자원공사 예산을 비롯해 거의 대부분을 삭감해야 한다는 야당의 입장은 여전하기 때문이다.



결국 내년도 예산안 처리는 원내대표 회담, 나아가 정부와 여야의 영수회담의 실현 여부와 함께 그 안에서 대타협을 하느냐에 좌우될 전망이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