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SKT에 제3자 배정 유상증자 결정
세부내용은 오는 14일 하나카드 투자와 관련한 SK텔레콤 이사회 직후 발표될 예정이다.
지난 9월 말 기준 하나금융의 총자산은 179조원. 경쟁상대인 KB금융지주(331조원), 우리금융지주(321조원), 신한금융지주(311조원) 등을 따라가기 버거운 수준이다.
그러나 2000만 명 이상 회원을 확보하고 있는 통신시장의 공룡 SK텔레콤과 손을 잡으면 사정이 달라진다. 카드 뿐 아니라, 이와 연계된 금융상품 교차판매도 적잖은 효과를 볼 수 있다. 카드결제용 예금계좌를 유치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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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하나금융은 신한지주 모델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한지주는 LG카드 인수를 계기로 국내 카드부문 1위로 올랐으며, 순익에서 얻는 효과도 적잖다.
신한지주는 지난해 총 2조186억 원의 순이익을 올렸는데, 이 가운데 신한카드가 9596억 원으로 절반가량 이었다. 올해도 9월까지 기록한 순이익 1조491억 원 중 신한카드가 3873억 원으로 집계됐다.
◇하나카드 성공하려면=하나카드는 5년 내 업계 '톱3'에 드는 게 목표다. 현재 회원 수는 560만 명이고, 취급액 기준 시장점유율 4%로 업계 7~8위에 머물러 있다. 결국 회원 수 2383만 명의 SK텔레콤과의 시너지가 관건이다.
금융계 관계자는 "과거에도 카드사가 통신사와 제휴상품을 내놓은 적이 있었으나 그 효과는 무척 미미했다"며 "전혀 다른 신기술과 서비스를 접목해야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수익성 확보도 관건이다. SK텔레콤과 경쟁력 있는 제휴상품을 내놓으려면 전산개발 과 마케팅 등에서 상당한 비용이 투입되야 한다. 빠른 시일 내에 승부를 내지 못하면 고비용-저수익 구조가 고착화될 수 있다는 얘기다.
과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하나 마이웨이 카드'가 회원유치에 성공했으나, 수익성 개선에 보탬이 안 됐다는 평가를 받은 게 대표적인 사례다.
카드사 관계자는 "혜택만 누리려는 '체리피커' 고객 보단 메인 카드로 쓰는 충성도 높은 고객을 끌어와야 한다"며 "은행 등 소매금융부문의 경쟁력도 함께 키워야 시너지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은행이 2010년 거래 고객을 종전 870만명으로 1000만명으로 늘리겠다고 한 건 이런 맥락에서 주목된다. 교차 판매를 통해 카드 회원을 유치, 하나카드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전략이라는 얘기다.
◇다음 작품은?=금융계에서는 하나금융과 SK텔레콤이 새로운 파트너를 물색할 가능성도 높게 보고 있다. 특히 시너지가 큰 쇼핑·유통 부문과의 제휴가 유력하다는 전언이다.
내년 금융계 인수합병(M&A) 대전을 앞두고 양 사가 손을 잡을 가능성도 조심스레 점쳐진다. 자금력이 부족한 하나금융이 SK텔레콤의 지원을 받아 M&A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 수 있다는 시나리오다.
카드사업 제휴에 이어 양사가 M&A에서도 공동전략을 펼친다면 외환은행, 우리금융 등을 인수하는 데 충분한 승산이 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