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우 한은 조사국장은 11일 내년 경제전망 설명회에서 "지난 2분기 이후 빨라진 성장세가 이월되면서 내년 성장률 상승에 상당부분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지난 7월 내년 성장률을 3.6%로 전망했다가 이날 1% 포인트 오른 4.6%로 전망치를 상향조정했다. 전년도말 GDP 규모가 다음해까지 유지된다고 가정하는 이월효과를 차감하면 내년 성장모멘텀은 2.2%에 그친다. 내년 고성장 배경에는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했다는 뜻이다.
내년 '상저하고'(上低下高) 전망은 신차효과 소멸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성장률 상승이 자동차 수요 급증에 따른 것이라는 데 비춰봤을 때 내년 1분기 그 수요가 대폭 줄어들 수 있어서다.
다음은 일문일답.
-내년 성장전망이 지난 7월 전망치보다 1% 포인트 높아진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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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분기 성장률이 당초 전망과 달리 높은 수준으로 나타난 건 신차효과와 감세효과가 영향을 미쳤다. 3분기엔 특히 재고조정이 성장률을 크게 끌어올렸다. 재고조정 성장효과가 성장률과 비슷한 2.8%다. 내년 전망이 올라간 데는 지난 2분기 이후 빨라진 성장세가 이월되면서 내년 성장률 상승에 상당부분 영향을 주고 있다.
-내년 상반기에 재정집행이 집중되는데 하반기 성장전망이 더 높은 이유는.
▶정부 발표처럼 내년에도 올해 정도의 재정 조기집행을 예상하고 전망에 반영했다. 상반기 성장률이 더 낮은 요인은 대표적으로 신차효과다. 자동차감세에 따라 올해 전체 경제성장률은 전기대비 0.45% 올랐는데 내년에는 수요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특히 내년 1분기 자동차 수요가 상당히 줄 걸로 본다. 자동차수요 감소가 내년 상반기성장을 전기대비 0.2~0.3% 떨어뜨릴 걸로 봤다.
-위기 이전 성장률과 비교하면.
▶위기 이전의 경제성장률은 대체로 5% 내외 수준이다. 물론 내년 성장은 올해 성장이 낮은 데 따른 기저효과도 반영돼야 하는데 대체로 위기 이전 수준에 상당히 근접하고 있는 걸로 평가할 수 있다.
-이월효과를 감안해도 성장모멘텀을 찾았다고 볼 수 있다.
▶내년 이월효과 차감을 발표한 건 올해 낮았던 성장률에 따른 기저효과로 내년 실질적으로 경제활동이 늘어나지 않는데도 어느 정도 성장을 가져오기 때문에 그 부분을 빼고 보기 위해서다. 이전에는 이월효과를 따로 한 적이 없었다.
-GDP 규모만 보면 4분기 위기 전 수준 회복했다고 볼 수 있나.
▶절대수준으로 보면 위기 전 수준을 완전히 회복했다고 자신하긴 어렵다. 경제는 추세적으로 성장하는데 0.2%라면 거의 제자리기 때문에 추세적으로 떨어져있다고 볼 수 있고 위기 이전의 성장동력이 제대로 발휘됐다고 보기 어렵다.
-다른 기관 전망에 비해 보수적인 수준인가.
▶그런 평가도 가능한데 올해 0.2%에서 내년 4.6%는 상당한 점프다. 내년도 경제는 전망대로 된다면 성적이 굉장히 좋은 걸로 평가할 수 있다. OECD가 4.4% 전망했는데 순위 보면 30개 회원국 중 1등이다. 글로벌 경제위기로 공통된 어려움 겪는 각국 입장에서 보면 좋은 수치로 평가할 수 있다.
-정부 전망치와 0.4% 포인트 차이나는 이유는.
▶차이가 어딨는지 따져보면 소비에서 정부가 좀더 높게 봤다. 하지만 전망엔 오차가 존재한다. 예측오차범위 내에 있기 때문에 별다른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
-가장 큰 상하방 리스크는.
▶가장 관심을 갖는 건 선진국의 민간성장동력 회복이다. 실물에서 고용사정 개선을, 금융에선 미국상업은행의 대출활동 정상화를 가장 관심갖고 보고 있다. 내년 하반기엔 점차 좋아지는 쪽으로 가지 않을까 하는데 그게 빨라진다면 전망치보다 높게 나올 거고 반대도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