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 "채무상환유예, 신중하게 계획한 것"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2009.11.27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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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 정부는 두바이월드의 채무 상환 유예 요청이 신중하게 계획된 것이라고 밝혔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두바이 최고재정위원회(Supreme Fiscal Committee) 셰이크 아흐메드 빈 사이드 알 막툼 위원장은 성명을 통해 "두바이월드에 대한 정부의 개입은 신중하게 준비된 것이며 두바이월드의 특수한 재정여건을 반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두바이 정부는 시장이 어떻게 반응할지를 충분히 파악한 후 두바이월드의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면서 "시장과 채권단의 우려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알 막툼 위원장은 "그러나 우리는 두바이월드의 채무 부담을 덜기 위해 중대한 조치를 취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했고 이에 따라 정부 개입이 반드시 필요했다"고 강조했다.



두바이 정부는 전날 두바이 월드와 두바이월드의 자회사 나킬의 채권단에 대해 내년 5월30일까지 6개월간 채무상환을 유예할 것이라고 발표, 사실상 모라토리엄(채무상환 유예)을 선언했다. 두바이월드의 채무는 600억 달러 규모에 이른다.

두바이 정부의 채무 상환 유예 충격은 전날 유럽 증시를 비롯해 전세계 증시를 동반 하락세로 몰아넣었다. 특히 유럽 주요 증시는 모두 3%대 폭락세를 나타냈다. 다우존스스톡스600지수는 3.2% 급락, 지난 4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이에 더해 신용평가사들도 두바이 소재 은행들의 재무구조가 악화될 우려가 있다며 신용등급을 잇달아 하향하는 등 전세계 금융기관이 두바이 후폭풍에 휩싸일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알 막툼 위원장은 "두바이 역시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위기를 겪었다"면서도 "교통, 금융의 허브 지위에 오를 수 있게 한 고도로 발전된 사회기반시설은 두바이를 여전히 매력적인 시장으로 유지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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