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정남규, 비닐끈으로 목 매 자살"(종합)

머니투데이 김선주 기자 2009.11.22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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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남부 연쇄살인범' 정남규(40)가 자살했다. 법무부는 22일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던 사형확정자 정남규가 새벽 2시35분 쯤 숨졌다"고 밝혔다.

그는 2004년 1월부터 2년여 간 25건의 강도상해 및 살인 행각을 벌여 13명을 살해하고 20명에게 중상을 입힌 혐의로 2007년 4월 사형이 확정됐다.



법무부는 이날 오전 자료를 내고 "정남규는 지난 21일 오전 6시35분 쯤 거실에 있는 105cm 높이 TV 받침대에 쓰레기비닐 봉투를 꼬아 만든 1m 끈을 이용, 목을 매 자살을 시도했다"며 "곧바로 근무자에게 발견돼 인근 병원으로 후송, 응급조치 및 정밀진단을 받았다"고 전했다.

법무부는 "당시 호홉 및 맥박이 회복돼 CT촬영 등 정밀검사를 한 뒤 중환자실에 입원조치했는데 자정께 상태가 악화되면서 숨졌다"며 "전문의에 따르면 사망 원인은 '자살로 인한 저산소증, 심장 쇼크'지만 정확한 사인을 규명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부검을 의뢰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법무부는 또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면서도 "현재 사형을 폐지할 생각은 없다고 한다. 요즘 사형 제도 문제가 다시… 덧없이 왔다 떠나는 인생은 구름 같은 것"이란 정남규의 메모를 소개했다.

그러면서 법무부는 "최근 사형 관련 내용이 언론에 보도되고 사회적 이슈가 되면서 사형제도 존폐 및 집행여부에 대한 불안감과 자책감으로 자살을 기도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법무부는 "사형확정자의 불안감 해소 및 심적 안정을 위해 종교인 상담제도 등을 통해 상담 활동을 강화하고, 본인이 원할 경우 일반수형자들과 함께 작업할 수 있도록 조치하는 등 각종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며 "향후 유사 사례 재발 방지를 위해 사형확정자에 대한 처우 및 수용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법무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30분부터 4시까지 진행된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부검 결과 목 졸린 흔적 외에 다른 사인은 발견되지 않았다.

한편 정남규의 자살 소식이 전해지면서 교정당국의 사형확정자 관리가 부실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수감자에게 나눠 준 재활용 쓰레기 비닐봉투가 자살 도구로 사용될 가능성을 간과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법무부 관계자는 "보통 자살사건이 발생하면 상황이 발생한 즉시 끝나버린다"며 "당시 근무자는 정남규를 응급조치 할 정도의 시간이 있었던 만큼 발생 즉시 적절한 조치를 취했다"고 말했다.

관리 소홀을 이유로 서울구치소 측에 책임을 물을 사안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최근 정남규의 정서적 상태를 구치소 측이 파악했는지에 대해서는 "확인해 줄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우리나라는 지난 1997년 이후 사형이 집행되지 않았으며 현재 미집행 사형수 60여명이 수감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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