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매각가 2만원이상… 금호 "휴~"

머니투데이 김태은 기자 2009.11.20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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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만원~2만2000원이면 매각손 2조 아래로 크게 줄여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구조조정 열쇠를 쥐고 있는 대우건설 (3,960원 ▼55 -1.37%) 매각이 주당 2만원대의 가격에서 이뤄지면서 금호그룹은 대우건설 풋백옵션으로 촉발된 유동성 우려를 일단 떨치게 됐다.

20일 금호그룹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자베즈파트너스(Jabez Partners)가 제시한 인수가격은 주당 2만~2만2000원으로 알려졌다. 이는 매각 작업을 시작할 당시 예상됐던 가격인 1만8000원보다 2000~4000원 높은 수준이다.



금호그룹도 입찰 제안서를 받고 나서 매우 만족스러워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금호그룹은 2006년 대우건설 인수 당시 재무적 투자자들(FI)이 대우건설 지분 39%(약 1억2700만주)를 주당 약 2만6300원씩 총 3조5000억원을 들여 인수해주는 대신 올 연말까지 대우건설 주가가 3만1500원을 밑돌면 이들에게 차액을 보전해주기로 한 풋백옵션 계약을 체결했었다.

풋백옵션 계약에 따라 39% 지분에 대해 주당 3만1500원씩 계산해 금호그룹이 지불하고 주식을 찾아와야 하는 금액은 약 4조원이다.



재무투자자 지분 39%에다 금호보유지분 11%+1주를 합친 50%+1주를 주당 1만8000원에 팔게 되면 재무투자자 2조9000억여원만 확보하고 재매각과정에서 현실화되는 손실이 2조원에 육박한다. 재무투자자 지분 39% 매각에서 약 1조7000억원, 금호그룹 보유 지분 11%매각에서 약 3000억원의 매각손실이 발생한다. 유동성면에서도 50%+1주 매각에서 발생하는 현금 모두를 채권단 지분정산에 써도 1조1000억원이 모자란다.

이 경우 대우건설 인수주체로 대우건설 지분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금호산업 (3,210원 ▼30 -0.93%)은 큰 타격을 입는다. 매각손 2조원과 유동성 부담은 올 9월말 현재 금호산업 자기자본 1조1529억원을 크게 초과, 자칫 자본잠식 상태에 이르러 그룹 전체가 워크아웃에 들어갈 위기마저 있다.

그러나 주당 2만원~2만2000원에만 매각하면 지분 매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자금이 3조2000억원~3조5000원 가량으로 늘어난다. 그리고 매각손실도 1조4000억원~1조7000억원으로 줄어들면서 금호생명을 비롯한 자산 매각 등의 자구노력으로 자본잠식을 최소화하고 기존 산업을 그대로 영위할 기회를 갖게된다. 이는 금호그룹의 금호생명, 금호렌터카 등 자산 및 계열사 매각과 외부자금조달로 극복가능한 수준이란게 증권가의 평가다.


금호생명과 대우건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까지 마치고 금호렌터카 매각도 연내 마무리되면 금호그룹은 금호석유화학을 중심으로 계열사 구조조정을 마치고 자본확충 등을 통해 그룹 추스르기에 본격 나설 것으로 보인다.

자베즈 파트너스측에서는 향후 국내 전략투자자(SI)와 협상을 마무리짓고 독립경영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자베즈파트너스가 국내 SI 참여를 모색한 것은 사실이나 금호와 전혀 상관없는 국내 그룹사 1~2군데와 접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SI는 대우건설 경영은 물론 대우건설 최종 주인과도 연관되는 중요한 문제다. 따라서 SI로 누가 컨소시엄에 참여하는가가 건설업계에 미치는 파장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자베즈파트너스가 금호그룹과 연관이 있다는 주장이 대우건설 노조 측에서 제기됐으나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그동안 대우건설 인수에 관심을 보여 왔던 국내 기업들이 투자를 모색해 볼 수는 있을 것이나 그전에는 전문경영인 체제로 가지 않겠나"라고 추측했다.

대우건설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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