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채권단, "내년 하반기 매각 재개"

머니투데이 권화순 기자 2009.11.12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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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이 하이닉스 (157,100원 ▲4,300 +2.81%) 반도체 인수를 철회함에 따라 하이닉스 운명이 다시 안갯속이다. 대우건설 (3,960원 ▼55 -1.37%), 대우인터내셔널 등 다른 대형 매물이 버티고 있는 터라 내년 하반기 이후에나 매각이 재개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2일 금융권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효성 (52,200원 ▲1,200 +2.35%)그룹은 하이닉스 인수의향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특혜시비, 시장의 억측, 루머 등으로 공정한 인수 추진이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효성은 지난 9월 22일 하이닉스 입찰에 단독으로 인수 의향서를 제출했었다. 하지만 자금 조달, 구체적인 인수 계획 등을 담은 예비 인수제안서 제출을 2차례나 연기해 '인수 철회설'이 나돌았다.

효성이 인수 철회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힘에 따라 채권단은 조만간 주주협의회를 소집해 향후 대책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채권단의 선택지는 많지 않다.



한 채권단 관계자는 "새로운 매수자가 나타날 때 까지 여러 방면에서 컨텍을 시도 해야 할 것"이라면서 "다만 M&A 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내년 상반기 까지는 매각 작업을 재개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M&A시장에는 현재 대형 매물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는 터라 하이닉스 매각을 이른 시일 내에 다시 진행하기는 쉽지 않다는 얘기다.

현재 대우건설 (3,960원 ▼55 -1.37%)이 매물로 나와 있고, 자산관리공사(캠코)가 약 3조원에 달하는 대우인터내셔 (56,100원 ▲1,200 +2.19%)널 딜도 착수했다. 여기에 내년에 대우조선해양 (32,750원 ▲1,150 +3.64%) 등 '공룡급' 매물도 등장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크레디트스위스가 매각 주간사 인데, 일단은 주간사 선정을 새로 하고 또 다양한 방법을 통해 물밑에서 인수 희망자를 찾아 나서는 것이 현재로서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전했다.

채권단은 다만 효성의 인수 철회가 하이닉스 자체에 문제가 있어서는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다른 채권단 관계자는 "효성이 단독으로 입찰에 참여했던 1개월 전보다 반도체 시황이 좋아진 만큼, 시장의 평가는 더 우호적"이라고 평가했다.



반도체 시장에서 삼성전자 (63,000원 ▼100 -0.16%)와 하이닉스의 시장 점유율은 55%고, 이 가운데 하이닉스가 21%에 달한다는 설명이다. 공급 가격이 지금 추세대로 간다면 올 연말에 하이닉스의 현금성 자산이 1조5000억원에 육박해 충분한 유동성을 갖게 될 것이란 예상이다.

다만 국내 업체들의 '입질'이 없을 경우 해외에 매각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지난 9월에 실시했던 입찰에는 반도체 산업 특성상 해외 매각을 배제한 채 42개 국내 기업군에만 매각 안내문을 발송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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