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반도체의 날에 떠올린 기업가정신
머니투데이 진상현 기자
2009.11.03 16:39
지난 29일 서울 여의도 63 빌딩에서 '제 2회 반도체의 날' 행사가 열렸다. 참석자들의 얼굴에는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긴 불황을 거치면서 한국 반도체 업계의 경쟁력은 더 강해졌고 이제 턴어라운드가 시작됐다.
권오현 반도체협회장(
삼성전자 (55,000원 ▼2,000 -3.51%) 반도체 사업 담당 사장)은 기념사에서 "올해 반도체의 날은 오랜 경제침체를 극복하고 본격적인 회복세에 접어드는 시점과 맞물려 의의가 크다"며 기뻐했다.
공로상을 받은 수상자들의 기쁨도 남달랐다. 이날 최고의 영예인 은탑산업훈장을 받은 최진석
하이닉스 (192,600원 ▼7,900 -3.94%) 부사장은 "(불황기 동안) 너무 힘들었다"며 환하게 웃었다.
최 부사장은 세계 최초로 12인치(300㎜) 원판 반도체 공정 개발을 담당하고 16메가비트(Mb)와 256Mb 용량 D램 개발을 주도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한국이 세계 메모리 반도체 업계를 평정하기까지 최 부사장과 같은 엔지니어들의 꿈과 열정, 땀과 눈물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행사에서 언급이 되진 않았지만 기업가들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그룹이 통째로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 속에서 내린 이병철 삼성 창업 회장의 반도체 사업 진출 결단, 움츠린 일본 업체들을 제친 이건희 전 삼성 회장의 과감한 투자 등이 없었다면 오늘날 한국 반도체의 위상은 크게 달라졌을지 모른다. 이건희 전 회장은 자신의 수필집에서 "반도체 사업에서 최적의 투자시기를 결정할 때는 피를 말리는 고통이 뒤 따른다"고 썼다.
마침 삼성전자도 지난 1일 창립 40주년을 맞았다. 1969년 창립 당시 종업원 수 36명, 매출 3900만원 이던 삼성전자는 이제 국내에 9개 사업장(서초 본관)을 포함해 직원 8만3588명, 올해 매출 130조원을 예상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매출은 40년 동안 무려 333만 배 늘어났다. 일자리와 저성장 문제로 온 나라가 고민하는 요즘. 반도체의 날과 삼성전자 창립 40주년에 즈음해 '기업가 정신'을 다시금 떠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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