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예일대, 신정아 허위학력 책임은폐 증거 확보"

머니투데이 최중혁 기자 2009.11.02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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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수 부총장, "예일대 과실 증거 추가 확보, 소장 변경 신청"

동국대는 신정아 씨의 허위학력 조회 문제와 관련, 미국 예일대가 사건 초기부터 은폐에 급급했다는 증거를 추가로 확보했다고 2일 밝혔다.

한진수 동국대 부총장은 이날 서울캠퍼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본격적인 재판 전에 진행되는 증거조사 절차에서 예일대의 과실 증거를 추가로 확보해 지난달 20일 소장 변경 신청을 했다"고 말했다.



예일대는 2005년 신 씨의 박사 학위를 인정하는 팩스를 동국대에 보냈으나 2년 뒤 신 씨의 학력 위조 사실이 논란이 되자 "학위 확인 요청 문서를 받은 적이 없고 자신들이 발송한 학위 확인 팩스도 위조된 문서"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동국대에서 확인 요청이 계속되자 같은 해 11월 입장을 바꿔 "(2005년 당시) 셔마이스터 부원장이 실수로 잘못된 내용의 팩스를 보냈다"고 뒤늦게 잘못을 시인했다.



동국대에 따르면 당시 예일대 미술사학과 학적담당 수잔 에머슨 사무관은 동국대로부터 학력 재확인 요청을 받은 뒤 "이 사건이 법적 문제의 소지가 다분한 것 같다"는 내용의 이 메일을 내부 직원에게 발송했다.

수잔 카니 법무실장도 같은 해 7월 오영교 동국대 총장으로부터 진상 규명 촉구 서한을 받은 뒤 대학원 부원장보에게 "예일대가 신 씨의 학위 내용을 확인한 팩스가 진짜일 가능성이 우려된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

또 파멜라 셔마이스터 대학원 부원장은 2005년 동국대가 보낸 학위확인 요청서한의 겉봉과 이에 답한 팩스 회신 원본을 자신의 서류 보관함에 갖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간단한 확인 절차만으로도 팩스의 진위 여부를 가려낼 수 있었지만 예일대는 '모르쇠'로 일관하기만 했던 것.


한 부총장은 "예일대가 동국대와 국내 기관들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수 개월 동안 내부 조사를 진행하지 않다가 미국 법무부의 정보 소환장이 발부되자마자 불과 하루 만에 모든 관련자료를 찾아내 그 동안 부인해 오던 대부분의 사항을 시인한 사실도 함께 밝혀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소장에 추가된 내용은 동국대의 일방적 주장이 아니라 증거를 토대로 확보된 명백한 사실"이라며 "이달 초에 진행될 증인심문과정을 통해 더 자세한 내용이 밝혀지면 예일대의 잘못된 주장과 조치로 크게 훼손됐던 동국대의 명예를 다시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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