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드마크=초고층' 잘못된 인식, 고유함 필요"

머니투데이 송복규 기자 2009.10.29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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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2009 SIBAC 총회 기조연설자 사이먼 안홀트

"'랜드마크=초고층' 잘못된 인식, 고유함 필요"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이 무엇인지, 어디에 있는지 아는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요. 정확한 수는 모르겠지만 1가지 확실한 건 세계에서 2번째 또는 3번째 높은 빌딩을 보겠다고 그 도시를 찾아가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겁니다."

29일 개막한 서울국제경제자문단(SIBAC) 총회의 기조연설자로 나선 국가 및 기업브랜드분야 세계적인 권위자인 영국의 사이먼 안홀트(사진돚48)씨는 "도시를 대표하는 랜드마크 빌딩은 건물 층수나 크기, 건축비 등으로 정의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세계 어디에도 없는 서울만의 고유한 상징성을 표현한 건물을 짓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에펠탑'하면 프랑스 파리, '자유의 여신상'하면 미국 뉴욕이 떠오르는 것처럼 세계 각국 누구라도 서울을 떠올릴 수 있는 건물이어야 진정한 랜드마크 빌딩이라는 설명이다.

안홀트씨는 이어 "두바이, 시애틀 등 초고층 건축물로 유명한 도시는 이미 많은 만큼 서울의 초고층 빌딩 건립 경쟁은 자칫 이들 도시를 따라하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며 "의미없는 초고층 경쟁보다는 서울의 유구한 역사를 상징하거나 서울만 가진 특성을 잘 살려 알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벨기에 브뤼셀의 '오줌싸는 아이', 덴마크 코펜하겐의 '인어공주' 동상 등은 규모는 작아도 가치를 따질 수 없을 정도로 소중한 재산"이라며 "서울도 서울만의 고유한 특성을 창의적인 방식으로 표현한 랜드마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런던, 뉴욕, 베이징, 도쿄 등 세계적인 도시들과 경쟁하려면 단순한 볼거리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의견도 내놨다. 안홀트씨는 "세계 각국의 사람들이 서울에 꼭 가보고 싶다는 절박감이 들게 하려면 환경, 기술, 교육 등 크게 3가지 부문에서 체계적인 전략을 세워야 한다"며 "한국(서울)은 기술강국으로 잘 알려져 있고 환경도 개선되고 있는 만큼 교육 부문에 매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의 아이비리그처럼 서울로 유학오는 학생들이 많아지면 도시 브랜드나 경쟁력은 저절로 높아질 것"이라며 "삼성이나 LG 등과 같은 글로벌 기업을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할 만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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