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 결국 외국인에 달렸다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2009.10.29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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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급붕괴가 핵심...外人 주식 선호도 살아나야

코스피지수가 60일선을 이탈했다. 9월말 이후 조정이 진행되는 동안 강력한 지지선으로 작용하며 불안한 투자심리를 달래줬던 60일선의 붕괴를 시장은 충격으로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미국 소비자신뢰지수가 예상 외로 하락한 점이 트리거로 작용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4분기 소비상황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지표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정책 효과가 소멸돼 가는 시기에 소비가 살아나지 못할 수 있다는 신호는 더블딥에 대한 우려와 함께 시장을 강하게 압박했다.



하지만 전일 코스피지수의 급락을 소비자신뢰지수 하나로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 소비자신뢰지수의 하락에도 불구하고 미국 시장의 소비재 주가는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또 아시아 증시가 동반 하락했지만 코스피지수의 낙폭이 가장 컸다는 점에서 우리 증시에는 다른 문제가 함께 작용했다고 봐야 한다.

문제는 수급이었다. 유일한 매수주체인 외국인의 매도 전환, 그것도 강한 선물매도를 동반한 매도 전환이 수급 공백을 초래했다. 이는 우리 증시의 가장 큰 문제는 외국인에게만 의존하고 있는 수급에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시킨 셈이다. 외국인이 가장 큰 문제라고 본다면 국내에서 국내 증시를 반전시킬 재료나 모멘텀 찾기에 주력하는 일부의 모습이 어떻게 보면 넌센스라고 볼 수 있다.



외국인이 다시 돌아와야 증시 반등이 가능하다. 이를 위해서는 외국인들이 주식을 선호할 환경이 다시 조성돼야 한다. 하지만 최근 달러화가 다시 강세를 보이고 있다. 또 지난 27일(현지시간) 실시된 미국의 국채 입찰에는 예상이 넘는 수요가 몰렸다.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재현되고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미국 증시의 조정 움직임도 외국인의 주식 선호 회복에 부정적이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미 증시는 최근 상승 속도가 빨라지면서 PER이 15.3배로 금융위기 이전 수준까지 상승해 밸류에이션 부담이 제기되고 있다"며 "외국인 매수세는 기본적으로 미 증시의 상승 여부 및 달러 약세와 연관성이 크다는 점에서 단기적으로 국내 증시의 수급 모멘텀은 약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다만 우리 증시의 밸류에이션이 PER 10.8배 정도로 저평가돼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이경수 토러스투자증권 투자분석팀장은 "외국인들이 다시 주식을 선호할 때 우리 증시의 밸류에이션 매력도가 부각되며 증시가 다시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빠른 60일선 회복이 중요= 증권사들 모두가 60일선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만큼 60일선 이탈의 충격은 적지 않다. 추세가 하락세로 돌아섰느냐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60일선 이탈이 하락추세로의 전환을 의미하는지는 하루 이틀 더 확인해 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대부분이다. 빠르게 60일선을 회복할 경우 다시 지지선으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기대를 아직 버릴 때는 아니라는 얘기다. 지난 7월에도 60일선을 일시적으로 이탈했던 적이 있지만 사흘만에 다시 회복한 후 써머랠리를 펼쳤다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다만 60일선 회복에 실패할 경우 투자심리는 더욱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조혜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내일로 예정된 국내 경기선행지수와 삼성전자 3분기 실적발표가 관건이 될 것"이라며 "이들 지표가 시장 예상치보다 호전되어 발표된다면 모멘텀 부족한 시장에 단비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반등한다고 하더라도 반등의 강도에 대해 큰 기대를 하기도 쉽지 않다. 연내 1800선을 올해 고점으로 제시했던 일부 증권사도 전고점(1720선) 재돌파가 쉽지 않다며 전망을 수정하는 모습이다. 결국 반등한다고 하더라도 당분간 지지부진한 흐름의 연장으로 봐야 할 가능성이 크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부장은 "낙관적인 내년도 증시를 예상하고 있어서 랠리가 완전 종결된 것으로 보지 않지만 장기상승에 따른 조정세가 연내 재차 강세전환 할 확률은 높지 않다고 판단한다"며 "연내 1500선까지의 조정을 염두에 두고 내수주, 배당투자유망주 등에 주목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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