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Q 깜짝성장 비결은 "신차+명절+해운대"

머니투데이 배성민 기자, 이새누리 기자 2009.10.26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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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기여도 확대… 한은 "연간 0%성장에 근접"

- 세제혜택 끝났음에도 車소비 호조
- 문화·오락서비스업 4.1% 괄목성장
- 설비투자 -8.7% 부정적 요인 상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깜짝 성장세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비로 0.6% 성장해 1년만에 플러스로 돌아섰고 2분기와 비교해서는 2.9% 성장으로 7년반만에 최고치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이같은 성장세에 대해 정부 주도에서 내수가 이끄는 회복세로 돌아섰다고 평가했다. 신차 효과, 영화 '해운대' '국가대표' 등 대형 흥행작의 개봉, 추석 명절 이동(작년 9월, 올해는 10월)에 따른 조업일수 증가 등이 영향을 미친 결과로 GDP규모가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고 밝혔다.



한은은 경기 회복의 지속성에 대해서는 수출 주도 경제의 성격은 여전한 만큼 세계경기 회복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차·'해운대·국대'·명절 효과 결합
한은은 성장률 호조에 대해 내수 주도 성장의 특징이 뚜렷해졌다고 평가했다. 민간 소비는 2분기에 비해 1.4% 성장한데 비해 정부 소비는 0.8% 감소한 것.



상반기 성장을 주도했던 정부 재정지출 효과가 희석되는데 비해 내수 부문의 회복세가 서서히 가동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민간소비는 승용차에 대한 소비지출이 높은 수준을 지속했고 오락문화·의료보건 등에 대한 지출이 늘어 전기대비 1.4% 증가했다. 특히 자동차 세제혜택이 종료됐지만 신형 쏘나타, 포르테, 모닝 등 일련의 신차가 출시된데 따른 신차 효과(신차 출시로 자동차 판매 등이 호조세를 보이는 것)가 이를 대신했다.

또 문화 및 오락서비스업의 회복세(3분기 4.1% 성장)도 두드러졌다. 1000만 관객을 넘긴 영화 해운대의 빅 히트와 800만명을 넘긴 국가대표의 선전 등이 영향을 미친 결과다. 한은 관계자는 "두 영화 때문이라고만은 할 수 없지만 영화 흥행에 따라 해당 업종의 회복세가 뚜렷해진 것은 분명하다"고 밝혔다.


짧은 추석 명절이 지난해 9월에서 올해 10월로 옮겨온 것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한은 정영택 국민소득팀장은 "3분기 조업일수가 지난해에 비해 1.5일 정도 늘어나며 명절 이동효과의 영향도 컸다"며 "조업일수 증가와 명절은 각종 소비에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이밖에 재고가 급격히 줄어들며 민간 소비와 설비투자도 빠르게 늘어났다. 생산이나 수출에서 기존에는 재고가 성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했지만 재고조정이 끝나가면서 GDP를 끌어올리게 됐다는 설명이다.



◇연간 0% 성장도 가시권, 회복 지속은 아직
한은은 향후 전망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워 하면서도 4분기에도 3분기와 같은 수준을 유지한다면 전년동기 대비 5%는 넘길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해 9월 리먼 사태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4분기 성장률이 급격히 둔화된 기저효과 등이 작용한 결과다.

이에 따라 연간 경제성장률도 0%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은 김명기 경제통계국장은 "4분기에도 3분기와 같은 수준을 유지한다면 (올해 경제성장률은) 0%에 근접한 마이너스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런 회복세라면 올해 전체 경제성장률도 상향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4분기 성장률(전년비)이 5.6%에 달할 경우 연간으로는 0%가 가능하다. 한은은 기존에 올해 경제성장률로 -1.6%를 내놓은 상태다.

지난해 리먼 사태의 직격탄을 맞았던 점을 감안하면 기저효과가 두드러질 수도 있다. 지난해 4분기 GDP 성장률은 전기비로 -5.1%(전년비로는 -3.4%)였다.



하지만 설비투자 부진 등은 여전히 부정적 요인이다. 3분기 설비투자는 지난해 같은기간과 비교해 8.7% 줄었다. 해외 투자자가 고가의 선박을 구입한데 따른 운수장비 투자 확대, 업황 회복으로 인한 반도체, LCD 등 기계 투자가 확대된 결과로도 부진한 성적이다.

한은은 경기 회복의 지속 여부에 대해서 신중한 입장을 내놨다. 김명기 국장은 "내수의 성장기여가 확대됐지만 여전히 국내 경제는 수출이 주도하고 있다"며 "국내 경제 성장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글로벌 경기 회복 여부가 결정적 관건"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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