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적한 유도스타 왕기춘, 결국 기권패

뉴시스 2009.10.23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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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적한 유도스타 왕기춘, 결국 기권패


결국 복귀 염원은 이뤄지지 않았다.

한국 남자 유도의 간판스타 왕기춘(21. 용인대)은 23일 오전 10시 대전 목원대실내체육관에서 펼쳐진 제 90회 전국체육대회(이하 전국체전) 유도 남자 대학부 73kg 이하급 15강전에서 기권패했다.

왕기춘은 이날 모교 후배 송정한(19)과 맞대결이 예상돼 있었다.



왕기춘은 지난 17일 경기도 용인의 한 나이트클럽에서 한 여성과 실랑이 끝에 뺨을 때린 사건으로 경찰에 입건, 조사를 받았고 이후 행방을 감췄다.

이에 경기도유도회는 왕기춘과 연락이 닿은 것으로 알려진 왕기춘의 부친과 누나, 정훈 남자 국가대표팀 감독, 소속팀 등 지인들을 통해 왕기춘의 행방찾기 및 복귀와 출전을 설득했지만, 결국 뜻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허균 경기도유도회 전무는 지난 21일 오후 "내일 오전까지 기다려볼 생각"이라고 말했지만, "사실상 (출전이) 힘들지 않겠느냐"고 내다보며 사실상 출전여부에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결국 경기도유도회 측은 22일 오전 왕기춘이 복귀하지 않자 경기운영 본부 측에 왕기춘의 기권을 통보했고, 대한체육회(회장 박용성)는 승인절차를 거쳐 공문을 하달, 왕기춘의 출전불가를 통보했다.

이날 오전 10시 현재 73kg이하급 대진표에도 경기도 대표로 출전할 예정이었던 왕기춘의 이름은 삭제된 상태다.


유도계 관계자 및 전문가들은 왕기춘이 결국 매트로 복귀하지 않자 안타까움을 드러내고 있다. 왕기춘이 이번 대회 불참으로 명예회복의 기회를 놓쳤다는 생각 때문이다.

또한 향후 복귀하더라도 이번 사건의 짐을 빨리 덜어내지 못했기 때문에 폭행사건 연루에 이은 잠적과 전국체전 불참 등, 일련의 행동들은 주홍글씨로 남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왕기춘은 폭행사건 직후인 지난 20일 인터넷 펜 카페를 통해 은퇴 의사를 밝혔지만, 21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은퇴는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는 지난 2008베이징올림픽 8강전 도중 왼쪽 갈비뼈가 부러지는 큰 부상에도 불구하고 투혼을 발휘, 값진 은메달을 따내 국민들에게 감동을 안겨준 바 있다.

또한 지난 8월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펼쳐진 유도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 대회 2연패를 달성했으며, 국제대회 44연승을 달리는 등 한국 남자유도의 간판스타로 활약해왔다.



한편, 왕기춘의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이날 현재까지도 격려와 복귀를 염원하는 팬과 지인들의 글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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