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하락· M&A 이슈… 은행주 밀어?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2009.10.28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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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주도주 휴식기, 대안 투자전략은

올 들어 주도주로 나서며 증시 상승세를 이끌었던 전기전자와 자동차 관련주가 주춤거리고 있다. 시가총액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이들 주도주의 쉬어가기가 심화되자 국내 증시도 탄력이 둔화되고 있다.

주도주의 쉬어가기는 그동안 많이 올랐다는 가격부담과 원/달러 환율 불안에 따라 상승 동력이 옅어져 간다는 게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삼성전자와 LG전자, 현대차는 3분기에 '깜짝 실적'을 내놨지만, 정점을 찍었다는 불안감과 4분기 이후 불리한 글로벌 환경에 휩싸일 것이라는 우려가 작용하면서 지지부진한 흐름에 한몫하고 있다.



주도주의 휴식기를 맞아 대안은 어떤 것이 있을까? 전문가들은 그동안 상승세가 주춤했던 은행주를 중심으로 한 금융주를 단기적으로 바라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으로 지목한다. 원/달러 환율 하락에 따른 차입 부담 감소와 금융위기 이후 안정된 금융환경 등에 힘입어 4분기에 상대적으로 두각을 나타낼 것이란 관측이다.

◆환율 약세 기조 주목



환율하락· M&A 이슈… 은행주 밀어?


달러화 약세에 따른 원/달러 환율의 하락세는 금융주 가운데 은행주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원/달러 환율은 최근 들쭉날쭉한 모습을 보이면서 방향성 찾기에 골몰하고 있지만 증권가에서는 내년까지 하락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 기준금리는 0~0.25%. 달러화는 이처럼 낮은 조달금리와 통화가치의 약세 지속 등으로 캐리 트레이드 통화 조건을 충족하고 있다. 당분간 출구전략에 대한 논란은 피할 수 없지만 빠른 시일 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리인상을 단행하지 않을 것이라는 컨센서스는 달러 캐리 트레이드의 매력을 높이고 있다.

달러화는 추가적인 약세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원/달러 환율의 추가 하락 기조는 유효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일훈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전통적으로 환율과 반대로 움직이는 은행주에 달러약세 기조의 유지 기대감은 호재이며, 지난달 한국의 FTSE 선진증시 편입에 따른 유럽계 자금의 유입 기대도 긍정적인 대목"이라고 진단했다.

한국시장이 FTSE 선진시장에 편입되면서 전통적으로 은행을 선호하는 유럽계 자금의 유입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유럽계 자금은 단기적인 모멘텀보다 중장기적인 안정성을 추구하는 경향이 짙어 단기 이탈할 가능성이 낮은 편이다.



◆M&A 바람도 주목

대형은행 사이의 합종연횡 바람도 은행주의 매력을 더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성병수 푸르덴셜투자증권 연구원은 "2010년에는 우리금융 민영화와 외환은행 매각 등 은행산업 재편 움직임이 나타날 것으로 보여 M&A 이슈가 장기적으로 은행주의 밸류에이션을 높여주는 촉매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구경회 HMC투자증권 수석연구원도 "은행업계의 구도 재편이 일어나면 우리금융이 중심에 있을 가능성이 높다"며 "최근 증시주변에서 회자되는 대로 하나금융지주와 합쳐질 경우 경쟁자인 신한지주나 KB금융에 비해 낮은 밸류에이션이 업그레이드될 수도 있다"고 관측했다.

우리금융 (11,900원 0.0%)은 최근 예금보험공사의 지분매각 가능성으로 수급 부담이 가중되면서 불안정한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과거 예보 지분을 매각한 시점에 주가가 하락한 적이 많기 때문에 수급적인 측면에서 불리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경험상 예금보험공사의 지분 매각 이후 2주가량 지나면 주가가 정상화되는 점을 감안할 때 중장기적 차원에서는 저가 매수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견해가 나오고 있다.



한정태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향후 은행주의 관심은 M&A로 판단되고 이들 종목으로 매수를 압축할 필요가 있다"며 "관련종목군은 우리금융과 외환은행 (0원 %), 하나금융지주 (61,600원 0.00%), KB금융 (83,600원 ▲1,100 +1.33%)"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은행업계 재편은 상당한 시일이 걸리고 여러 가지 돌발변수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우리은행의 민영화 움직임이 본격적으로 가시화된 것도 아닌데 중장기를 내다보고 은행주에 대한 기대감을 부풀리는 것은 그만큼 많은 인내가 요구되는 일"이라며 "M&A가 가시화되는 조짐이 보일 때 매수해도 무리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방은행株 눈길

지방은행의 실적 개선추세를 주목해야 한다는 견해도 많다.

대형 은행들보다 실적이 뚜렷하게 개선되고 있는데다, 4분기에도 이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단기적인 대응으로 무리가 없어 보인다는 것이다.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방은행의 순이자마진은 당초 예상은 물론 금융위기 이전보다 더 안정적이고, 대손상각비는 예상보다 빠르게 줄어들 전망"이라며 "4분기에는 계절적인 요인으로 대손상각비가 증가하지만 안정세는 상당 기간 유지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박정현 한화증권 연구원은 "지방은행의 3분기 순이익은 자기자본이익률(ROE) 기준으로 15% 이상을 달성한 것으로 추측된다"며 "정상적인 영업이익 구조로 전환된 것으로 보이며 추세적인 실적 개선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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