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3분기에 반환점 돌았다

머니투데이 권화순 기자 2009.10.22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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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실적호조로 올들어 누적 흑자, 작년 음해성 소문 '일축'

"지난해를 돌아보면 악몽이었죠. 온갖 음해성 소문이 나돌았습니다. 오죽했으면 제가 루머를 퍼뜨린 금융권 당사자를 역추적해 경고를 했겠어요." 하나은행의 한 임원은 지난해를 이렇게 회상했다.

하나은행이 속앓이를 털고 올 3분기에 반환점을 돌았다. 직전 분기에 흑자를 낸 데 이어 이번엔 누적 기준으로도 '플러스'를 기록할 전망이다. 무엇보다 환율 하락으로 태산LCD와 관련해 쌓은 충당금이 대거 환입돼 '루머'를 잠재웠다. 순이자마진(NIM)은 금융권 중 가장 빠르게 회복된 것으로 보인다.



◇반환점 돌았다=21일 금융권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 (61,500원 ▼100 -0.16%)는 23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3분기 순익은 2000억~25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하나금융은 1분기에 3233억원의 적자를, 2분기엔 1966억원의 흑자를 냈다. 3분기 순익이 기대치를 충족하면 올해 누적 기준으로 흑자 전환이 되는 셈이다.

특히 통화옵션상품인 '키코'(KIKO)의 '덫'에서 풀려났다. 증권가에서는 태산LCD 거래로 쌓은 충당금 중 1200억원가량이 환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6월말 기준 1284.70원이던 기준환율이 9월말 1188.70원으로 100원 가까이 떨어진 영향이다.



부실채권 매각에 따른 충당금 환입액도 300억원이 될 전망이다. 유상호 LIG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전분기엔 유가증권을 팔아 남긴 이익이 컸다면 이번 분기에는 충당금 환입 효과와 함께 이자이익 증가가 실적을 개선하는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핵심 실적도 빠른 개선=3분기 이자이익은 1000억원가량 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NIM이 크게 개선된 데 따른 것이다. 하나은행의 NIM은 3분기에 1.71%로 전분기(1.43%)보다 28bp(0.28%)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증권가는 하나은행의 NIM 개선속도가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빠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말 높은 금리를 주고 정기예금 특판을 실시했다. 각종 '루머'가 돌자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현재 이 예금 만기가 속속 도래하지만 이번엔 고금리를 주는 대신 양도성예금증서(CD)와 금융채 발행을 통해 조달금리를 낮췄다고 설명했다.


물론 아직 안심하긴 이르다. 2분기 기준 국민은행의 NIM(2.1%)과 비교하면 갈 길이 멀다. 더구나 다음달 2일 '하나카드'가 출범하면 4분기 NIM이 10~15bp 떨어질 수도 있다. 지주사 전체로는 큰 영향이 없지만 하나은행 이자이익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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