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상승, 환율에도 난기류

머니투데이 이새누리 기자 2009.10.24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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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경기회복 심리가 살아나면서 유가가 80달러를 넘어섰다. 이런 상승세가 이어지면 환율상승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0일(현지시간) 국제유가는 배럴당 80달러를 넘어선 상태다. 유가가 80달러를 넘어선 건 지난해 10월 이후 1년만이다.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는 월말 기준으로 지난 2월부터 7월 한달을 빼놓고 계속 올랐다.



유가의 가파른 상승세는 경기회복과 함께 달러약세 탓이다. 안전자산으로 각광받던 달러가 약세를 보이면서 대체재로 원유가 떠오르는 것이다. 경기가 살아날 거란 기대심리로 원유에 쏠림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아직은 유가가 환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는 할 수 없다. 원/달러 환율도 달러약세에 연동돼 내리는 쪽으로 자리잡고 있어서다.



정미영 삼성선물 리서치팀장은 "유가상승엔 일단 경기회복 기대감이 깔려있고 달러약세로 원자재나 위험자산이 선호되는 원인도 있다"며 "달러약세가 유가를 끌어올렸고 원/달러 환율 역시 달러 동향에 민감하게 움직이는 만큼 환율과 유가에도 인과관계가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유가가 지나치게 오를 경우다. 유가가 오르면 물가상승 압력은 커진다. 물가가 뛰면 수출경쟁력이 약해지고 외화 수요가 많아져 원화값은 폭락한다.

특히 우리나라는 대부분의 원유 수요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유가가 오르면 그만큼 달러수요가 급증해 환율이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지난해 3분기 유가가 배럴당 140달러선까지 올랐을 때도 유가리스크는 환율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외환당국도 최근 유가상승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유가상승이 환율 급등을 이끌 수 있는 중대변수 중 하나라고 판단해서다.

외환시장 관계자들은 80달러 정도면 아직은 괜찮은 수준이라고 본다. 그러나 쏠림현상이 과도해지면 얘기가 달라진다. 4분기엔 계절적으로 원유수요가 더 늘어나는 점도 고려할 부분이다.



한 외환시장 관계자는 "과거 학습효과도 있고 아직은 유가가 심각한 상황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원자재가격이 불붙기 시작하고 달러약세가 더 강해지면 부작용들이 서서히 나타날 수 있다"며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고 경상수지는 나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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