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차례는 누구= 20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현재 은행계 카드사는 모두 15곳으로, 이중 국민은행과 농협이 카드사업을 분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KB금융 (83,600원 ▲1,100 +1.33%)지주도 KB카드를 다시 분사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중이다. KB금융지주는 지난해 9월 출범 당시 1년 내 신용카드 사업부분을 분사하겠다고 밝힌 후 금융위기 등으로 구체화하지 못했다. 하지만 분사 가능성이 여전히 높다는 게 금융권의 예상이다.
농협의 카드사업 분사 여부도 관심사다. 농협중앙회는 다음달 'NH채움카드'(가칭)를 출시할 계획이다. 지금까지는 비씨카드의 결제 및 관리시스템에 의존했지만 앞으론 독자브랜드를 시장에 선보여 카드사업부문을 강화할 방침이다.
농협의 연간 카드취급액은 30조원, 가입고객은 450만명으로 규모가 상당하다. 농협의 비씨카드와 거리두기는 카드사업부문을 분사하기 위한 사전포석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농협 관계자는 "현재 추진중인 사업구조 개편(신용사업과 경제사업 분리)이 완료되면 시장상황에 따라 분사를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아직까지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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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사, 부작용 우려도=은행의 카드사업 분사가 녹록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카드사업부문이 은행 이익에 미치는 기여도가 상당해 분사가 되레 은행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일례로 올 상반기 신한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은 2.83%지만 이는 계열사인 신한카드를 포함한 수치다. 신한카드를 제외하면 신한은행의 NIM은 1.56%로 낮아진다. 또한 신한카드는 같은 기간 3671억원의 순익을 내 신한지주 (55,500원 ▼1,400 -2.46%) 내 기여도 측면에서 2757억원의 순익을 낸 신한은행을 압도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금융지주 입장에서 보면 카드사업을 분사하는 게 사업 포트폴리오나 수익성 측면에서 도움이 된다"면서 "그러나 은행의 경우 상당 규모의 이익 감소를 감수해야 돼 분사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카드사 고위임원은 "카드 분사를 놓고 지주와 은행간 견해차가 클 수 있다"며 "이런 이해충돌을 적절히 조율하지 못하면 분사작업이 난항을 겪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